mRNA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면역력을 파괴한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 AFP / Mohd RASFAN)

mRNA 코로나19 백신, 면역력 파괴한다? 잘못된 논문에 기반한 허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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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11/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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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P 싱가포르, AFP 한국
mRNA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면역력을 파괴한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주장을 펼친 게시글들은 한 해외 논문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보건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이 면역력을 파괴한다는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여러 면역학자, 종양학자, 생명 과학자들은 게시글들이 인용한 논문은 코로나19 백신이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9월 26일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백신접종 후 대한민국 국민들의 면역력이 심각하게 파괴되어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증가.

"백신 부작용 / 면역력 파괴 / 2021년 2월 26일 백신접종 개시 후 대한민국 국민들의 면역력이 심각하게 파괴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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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2022년 11월 9일 캡쳐.

이 게시글은 주장의 근거로 "Innate Immune Suppression by SARS-CoV-2 mRNA Vaccinations"라는 제목의 논문을 제시하고 있다.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그리고 카카오스토리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문제의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이 인용한 논문이 Food and Chemical Toxicology라는 저널에 2022년 6월 게시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논문은 "mRNA에 대한 문헌과 mRNA 기술이 인간 세포 내 분자 생물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요약본으로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다수의 과학 논문들을 인용하고 있다.

논문은 mRNA 코로나19 백신이 인체가 독성을 지닌 스파이크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해 결국 면역력을 파괴한다며 이로 인해 전염병이나 암에 걸릴 확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보건 관련 허위 주장의 팩트 체크를 돕는 Meedan's Health Desk의 관계자는 2022년 10월 21일 AFP와 인터뷰에서 "mRNA 백신 접종을 통해 생성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독성을 지니고 있거나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Meedan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사용화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라며 "백신의 안정성 부분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2022년 10월 22일 별도의 이메일을 통해 소셜미디어 게시글들이 인용한 논문은 "체계적으로 수행된 연구가 아니며 과학적 예측이나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보건 전문가들은 논문이 실린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측에 서한을 보내 해당 논문 게재를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음은 보건 전문가들의 서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해당 논문을 주의 깊게 분석해본 결과 이 논문이 코로나19 백신이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판단되어 논문 게재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가상의 생리적 장애와 관련된 내용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저자들은 백신 접종이 암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이 아니며, 암 환자들에게도 백신 접종이 강력하게 권고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이는 타당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이 논문이 설명하고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mRNA 백신 접종간의 상관관계는 밝혀진 바 없는 내용입니다."

문제가 된 논문의 저자로는 미국 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의 스테파니 세네프(Stephanie Seneff) 선임연구원과 미국 텍사스주 소재 심장병 전문의 피터 맥컬로(Peter McCullough) 박사가 이름을 올렸는데, 맥컬로 박사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코로나19와 관련된 잘못된 주장을 펼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을 전량 회수해야 한다', '50세 이하 건강한 성인이나 코로나19에 이미 걸렸던 사람은 백신 접종을 받을 필요 없다' 등의 주장을 펼쳤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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