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들은 이태원 압사 사고 발생 하루 전 촬영된 영상을 캡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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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11/10 09:40
  • 3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여러 장이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156명이 사망한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해당 사진들은 사고 발생 전날인 10월 28일 촬영한 영상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로, 해당 영상은 10월 29일 새벽에 유튜브에 게시됐다. AFP가 사고 발생 이후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골목과 인근 거리는 경찰에 의해 폐쇄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10월 31일 "이게 현실임...ㄷㄷ"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게시글에는 핼러윈 장식 등이 걸려있는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사진 두 장이 게시됐는데, 사진 하단에는 "지금 애도기간이라고 하지 않음?;;"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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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1월 9일 캡쳐.

해당 사진들은 인터넷 매체 NewsDailyW가 게시한 "이태원 대참사 일어난 뒤 현재 거리 모습..."라는 제목의 게시글의 섬네일로 사용된 것인데, 이 게시글에는 사고 이후 같은 현장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며 총 16장의 사진이 실렸다.

다음은 NewsDailyW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최근 이태원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 커뮤에 이태원 현재 거리 모습 근황이 올라옴.

"이태원 대참사 일어난 뒤 현재 거리 모습…그 끔찍한 압사 사고 일어난 후인데도 길거리에 사람들 오지게 많음ㅇㅇ;;

"어린 아이까지 코스프레 하고 나오고…이 골목이 사고 일어난 골목인데도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다님. 기괴할 정도;;;"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해 11월 9일 기준 15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 발생 이튿날인 10월 30일에서 11월 5일까지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동일한 주장이 10월 31일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사고 발생 전날 촬영된 영상

키워드 검색을 통해 문제의 게시글에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장면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인디애나정"이라는 사용자의 유튜브 채널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구글 개발자 도구 YouTube Data API를 사용해 해당 영상이 유튜브에 2022년 10월 29일 오전 12시 43분에 게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이태원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약 21시간 전이다.

동일한 영상이 10월 29일 같은 사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게시됐다.

이 사용자는 다음날인 10월 30일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9일에 게시한 영상보다 더 긴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태원 압사 참사 전날 금요일 밤 10시경 (사고시간과 같은 시간대)"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도 동일한 장면들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는 "#이태원 #압사 #참사 전날 금요일 밤 10시경 (사고시간과 같은 시간대) 금요일은 사람들에게 좀 치이는 고생은 했지만 심하게 정체 되거나 밀리거나 눌리는 일은 없었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사진과 영상 비교를 통해 NewsdailyW 게시글에 실린 16장의 사진이 모두 이 사용자가 10월 30일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 속에 등장하는 장면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NewsdailyW 게시글에 게시된 사진 중 4장(좌)과 30일 게시된 유튜브 영상 속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영상 스크린샷 상단에는 해당 장면이 영상에 등장하는 시간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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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dailyW 게시글에 게시된 사진 중 4장(좌)과 30일 게시된 유튜브 영상 속 장면(우) 비교

사고 이후 이태원 현장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가 개시됨에 따라 사고 현장과 인근 거리는 경찰에 의해 폐쇄됐다.

AFP가 10월 30일31일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골목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으며 경찰관들이 현장을 통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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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관이 2022년 10월 30일 증거물을 수거해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 AFP / Anthony Wal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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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사고 발생 이틀째인 2022년 10월 31일 한 경찰관이 폐쇄된 사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 AFP / Anthony Wallace)

현장을 취재한 AFP 기자 역시 10월 30일 현장에서 사고 목격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을 당시 사고가 발생한 골목과 인근 거리가 폐쇄된 것을 확인했으며 현장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목격하지 못했다.

AFP가 11월 1일3일 촬영한 사진에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에 1일 오전 시민들이 국화꽃 등을 두고 간 모습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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