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08년 개봉한 한국 영화의 스틸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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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11/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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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북한의 요덕수용소에서 강제노동에 동원된 아이들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2008년 개봉한 한국 영화 '크로싱'의 스틸컷이다. '크로싱'은 한 탈북 남성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한국, 중국, 몽골에서 촬영됐다.

문제의 사진은 2022년 11월 10일 "요덕수용소에서 강제 노동하는 북한 아동들"이라는 글귀와 함께 네이버 밴드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작업 현장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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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밴드 스크린샷. 2022년 11월 11일 캡쳐.

'15호 관리소'로도 알려진 요덕수용소는 북한 함경남도 요덕군에 소재한 정치범수용소다.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2021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요덕수용소에는 정치범과 이들의 가족들이 수용돼 있으며, 수감자들은 채굴, 농사 등 여러 생산 활동에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21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북한편에도 북한 당국의 광범위한 인권 유린 문제 등이 적시됐는데, 이 중 "최악의 형태의 아동 노동" 역시 포함됐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21년 5월 보도를 통해 고아들이 나라를 위해 농장과 탄광 등 작업장에 자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일한 사진과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밴드 여기여기, 그리고 페이스북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영화 스틸컷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네이버 밴드에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사진이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한시네마에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진에는 "Crossing (Movie, 2008, 크로싱)"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크로싱'은 2008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병든 아내를 살리기 위해 탈북하는 한 북한 남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에는 주인공 역을 맡은 차인표 씨를 비롯한 다수의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크로싱'은 탈북하는 과정에서 아들을 잃게 된 한 탈북자의 실제 사연을 모티프로 제작됐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동일한 사진이 '크로싱'을 소개하는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스틸컷'으로 분류돼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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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싱'을 소개하는 네이버 영화 페이지 스크린샷.

다음은 네이버 밴드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게시된 스틸컷(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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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밴드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게시된 스틸컷(우) 비교.

'크로싱'은 11월 16일 한국 접속 기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시청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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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게시된 영화 '크로싱' 스크린샷. 2022년 11월 16일 캡쳐.

다음은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게시된 스틸컷(좌)과 넷플릭스에 게시된 영화의 한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두 이미지 속 일치하는 부분을 원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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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게시된 스틸컷(좌)과 넷플릭스에 게시된 영화의 한 장면(우) 비교

영화 촬영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크로싱'은 한국, 중국, 몽골 등지에서 촬영됐다.

한편 해당 영화를 소개하는 국제신문의 2008년 6월 12일 보도에도 동일한 스틸컷이 인용됐는데, 사진 하단에는 "영화는 황량한 북한의 마을과 탄광, 수용소의 비참한 모습을 몽골에서 실제처럼 재연한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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