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ealth worker shows a box containing a bottle of Ivermectin, a medicine authorized by the National Institute for Food and Drug Surveillance (INVIMA) to treat patients with mild, asymptomatic or suspicious COVID-19, as part of a study of the Center for Paediatric Infectious Diseases Studies, in Cali, Colombia, on July 21, 2020. (Photo by Luis ROBAYO / AFP) (Luis Robayo / AFP)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한다? 전문가 ‘과학적 근거 부족’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기적의 약”이라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2021년 1월 14일 기준, 해당 약품이 코로나19를 예방 및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몇몇 과학자들은 AFP 측에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나 “기적의 약” 등으로 선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주장은 2020년 12월 31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이 공유된 게시물 일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기적의 치료약 ‘이버멕틴’.

“독성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인류를 코로나19로부터 구원해 줄 기적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버멕틴은 주로 기생감염 치료에 쓰이는 약으로 미국에서는 해당 용도 이외에도 크림이나 로션 형태의 제품이 머릿니, 주사 피부염 등을 치료하는데도 쓰인다.

이버멕틴과 관련한 비슷한 주장들이 한국 외에, 브라질,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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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홍보하는 주장이 담긴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1월 14일 캡쳐

중남미 지역에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9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코로나19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경쟁 속에서 이버멕틴을 선전하는 온라인 게시물들로 인해 해당 약의 인기가 치솟는 중이다. 

2020년 5월, 볼리비아 정부는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1월 현재까지도, 과학자들은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되지 않은 약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12월 16일 발표를 통해 이버멕틴이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승인된 약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FDA의 해당 발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인체와 동물을 대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승인된 약품이지만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목적으로 승인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증상과 관련해 약을 복용할 시 반드시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처방받은 것 혹은 출처가 분명한 약품에 한해 복용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감염내과의 김우주 교수는 2021년 1월 7일 AFP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효과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좀 더 큰 규모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더해 “작은 규모의 실험으로는 이버멕틴 복용이 환자의 상태 회복에 기여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데 이는 몇몇 환자들이 약물이나 큰 의학적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 보건제품규제국(SAHPRA) 이버멕틴의 투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율이나 임상 진행 측면에서 위약을 투여한 경우보다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당 약을 사용한 사망률 감소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역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되지 않은 점을 언급했다.

Unitaid의 허베 베르후셀(Hervé Verhoosel) 대변인은 AFP 측에 “잠재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써 이버멕틴에 대한 연구를 영국 리버풀대학교와 협력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1년 1월 7일 성명을 통해 “진행 중인 실험의 초기 데이터는 긍정적이지만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전, 추가 시험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들

이버멕틴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잠재적인 치료제로 여겨진 약물 중 하나다. 

미국 국립 의학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이버멕틴의 효용성을 밝혀내기 위한 임상시험이 전 세계적으로 약 50건 가량 진행 중이다. 

프랑스 소재의 팩트체크 조직인 CheckNews20 Minute 등에 따르면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처음 알리기 시작한 것은 의학 저널 ‘항바이러스연구(Antiviral Research)’가 지난 4월 발표한 연구다.

해당 연구는 실험실 세포를 이용한 체외 실험에서 이버멕틴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2을 퇴치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체외 실험이 의료 실험의 첫 시작인 것은 맞지만, 실험실 환경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던 약물들이 실제 인체 적용 단계에서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병원체를 중화시키는 데 필요한 용량을 환자에게 전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칠레 산티아고 소재 산 보르자 아리아란 병원의 제약 화학자인 루벤 에르난데즈는 AFP 측에 “시험관 환경에서 사용되었던 약물의 농도를 실제 치료에서 사용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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