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앞둔 북한 전문 도서관, 대북 지원에 쓰인다는 허위 주장 확산

 

경기도 고양시에서 건립되고 있는 통일· 북한 전문 도서관의 2027년 개관을 앞두고, 정부가 수백억원을 들여 북한 서적 12만권을 구입해 사실상 북한 정부를 지원했다는 허위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그러나 해당 금액은 도서관 건립을 위한 전체 사업비로 주로 토지 매입과 건물 건축에 쓰였으며, 새 도서관에 들어갈 북한 관련 서적 대다수는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는 12만여권의 기존 자료들이 옮겨질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6년 7월 28일 스레드에는 "내년 11월, 킨텍스 앞 북한 도서관 완공. 북한 책 12만권 사는데 484억" 이라는 주장을 담은 카드뉴스가 등장했다.

카드뉴스에는 '북한정보센터' 라는 글자가 새겨진 3층 건물의 조감도가 실려 있고, 하단에는 "경인일보 2026.7.21" 이라는 문구가 있어 경인일보 보도 내용인 듯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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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스레드 게시물 스크린샷. 2026년 7월 29일 캡쳐 후 붉은색 X 추가

문제의 주장은 고양시에서 추진한 '동북아 평화 아카이브 (가칭)' 개관을 앞두고 등장했다. 해당 시설은 올해 말 완공 후 2027년 초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4년 12월 착공 당시 통일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통일· 북한 전문 도서관이 될 예정이다 (아카이브 링크).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한 6.25 전쟁이 평화협정이 아닌 정전협정으로 끝난 후, 남북은 여전히 휴전상태로 남아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상 통일을 지향하고 있으나, 동시에 북한과의 접촉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국가보안법을 유지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현행 국보법에 따르면 북한에서 발간된 출판물을 소지할 경우 징역형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북한 관영매체를 비롯한 발행물 등은 학술·언론보도 목적에 한해서 극히 제한적인 접근이 허용된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지난해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은 냉전 시대를 반영하는 이러한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북한 자료에 대한 국민 접근권 확대는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이해해서 '저러면 안 되겠구나' 생각할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아카이브 링크).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북한 체제를 홍보하는 선전물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해서는 안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의 카드뉴스는 스레드, 인스타그램, 틱톡엑스(X)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댓글은 정부 관계자들을 '빨갱이'라고 비난하거나, 책 구입이 유엔과 미국 등의 대북 경제제재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경인일보 관계자는 7월 29일 AFP와의 통화에서 SNS에서 주장하는 "그런 내용의 기사가 나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경인일보 7월 21일자 지면에는 관련 기사가 없었으며, 신문사 공식 홈페이지 기사 검색에서도 유사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카이브 링크).

기존 북한 자료 이전

문제의 카드뉴스에 등장한 484억원은 도서 구입비가 아니라 도서관 건립 전체 사업비를 의미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초기 예산은 484억원이었으나 이후 451억원으로 조정됐다. 

대부분의 예산은 토지 보상비(177억원), 공사비(226억원), 감리비(28억) 등에 쓰였으며, 자료 구입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통일부 북한정보서비스과 정윤권 과장은 7월 30일 AFP와의 통화에서 "통일·북한 관련 서적과 그 외 자료들은 대부분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북한자료센터에 있는 약 13만건의 자료를 옮겨오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정 과장은 최근 SNS에서 확산된 카드뉴스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며, 동북아 평화 아카이브 도서관은 소수 연구자들만 볼 수 있었던 북한 관련 자료에 대한 접근성을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대하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국립중앙도서관 북한자료센터는 국내외 발행된 북한 관련 자료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발행된 연속간행물, 서적 등 인쇄물과 디지털 자료 약 4만 5천여건을 소장하고 있다. 

정 과장은 통일부 등 정부 부처는 제3국 대행업체들을 통해 해당 자료들을 확보해왔으며, 이는 국가정보원의 특수자료 관리지침 훈령에 따라 교육 ·언론 등의 목적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정부를 포함하여 지난 수십년간 정부 차원에서 계속 이어져 온 절차이며, 이는 대북 제재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연면적 2천557평 규모의 동북아 평화 아카이브는 북한 관련 자료실 외에 지역 주민을 위한 일반 자료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정부는 북한 관련 자료와 국내 일반 서적들을 추가 확보해 소장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나, 예산은 아직 논의 중이다. 

AFP는 과거에도 한국 내 '색깔론'에 관련한  주장들을 팩트체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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