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든 함세웅 신부 사진에 조선노동당 당원증 합성한 것

사진 한 장이 북한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들고 있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자 함세웅 신부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미사 중 성체를 든 함 신부 사진에 조선노동당 당원증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문제 사진은 1월 27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조선로동당 당원증"이라는 글자와 김일성 초상화가 새겨진 책자를 든 함 신부의 모습이 담겼다.

함 신부는 가톨릭 원로사제로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창립하여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이브 링크). 

그는 최근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미사 등이 열리는 가운데 여러 한국 사회 원로들과 대통령의 파면과 교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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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2월 5일 캡쳐

동일한 사진이 페이스북, 그리고 최소 2014년가량부터 네이버 블로그 등 온라인에 유포됐다. 

사진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이를 실제 사진으로 오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성체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원본 사진은 2016년 8월 26일 자 뉴시스 보도에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사진에는 오른손에 당원증이 아닌 성체를 든 함 신부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보도에는 "민주화운동의 원로이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 신부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청구성당에서 영명축일 및 이임 감사미사를 갖고 있다"라는 설명이 실렸다. 

한편 조작된 사진 속 함 신부가 들고 있는 문서는 검찰이 2008년 공개한 위장탈북 혐의자 김동순 씨의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촬영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원본 사진에는 "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위장탈북 간첩 김동순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검찰 직원이 김동순이 간직해오던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공개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사진 속 당원증에는 "김동순"이라는 이름이 명확히 기재돼 있으며, 그의 생년월일과 당에 가입한 날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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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사진(좌)과 함 신부를 촬영한 원본 사진(우측 상단)과 김동순 씨 조선로동당 당원증 원본 사진(우측 하단)을 비교한 것이다.

김 씨는 당시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으로 의심되는 다른 용의자에게 물품을 지원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는데, 이후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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