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수사장면, 친윤 현수막 단 가정집 압수수색으로 오도

현재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 촉발한 정치적 혼란과 양극화는 지금까지 온라인상의 허위정보와 음모론 등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2026년 4월에는 한 가정집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걸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현재 압수수색을 당하는 장면이라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등장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2026년 1월 정치자금 불법사용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고 있던 한 보수단체 대표의 자택을 경찰이 압수수색하는 장면이었다.  

2026년 4월 29일 쓰레드에는 "윤어게인 현수막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정집 압수수색" 이라는 캡션을 단 약 1분 길이의 영상이 공유됐다. 

영상은 검은 정장을 입은 세 사람이 한 아파트에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카메라로 이 장면을 찍는 촬영자는 화면 밖에서 "강제 개문을 해버린 상황입니다" 라고 말하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여러 사람이 아파트 건물 밖으로 나온 후, 경찰· 검찰 압수수색시 압수품을 담을 때 흔히 사용하는 파란색 상자를 차량에 싣는 모습이 나온다. 

마지막에는 같은 건물 앞에서 자유와 인권을 언급하는 한 중년 남성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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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SNS게시물 스크린샷. 2026년 5월 13일 캡쳐 이후 붉은색 X 추가

해당 주장은 비슷한 기간동안 스레드, 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 등에서 "오늘 한국 상황" 등의 자막을 단 거의 동일한 영상이나 캡쳐화면과 함께 확산됐다. 

영상을 공유한 게시글에는 "개인에 표현의 자유가 없어졌네.. 이게 공산당 아니냐?"  "이제 내집에 내맘대로 현수막도 못거는 **나라가 됐네" 등의 댓글이 달리며 해당 주장을 믿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게시글들은 4월 말 윤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 7년을 추가 선고받은 직후 등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올해 2월  내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두 판결 모두 항소한 상태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북한과 '반국가 세력'의 위협을 거론하며 계엄령을 선포했으나, 국회가 새벽에 본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면서 계엄령은 6시간만에 해제됐다. 이후 그의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그는 결국 탄핵된 뒤 내란죄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수감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몰락은 국론을 극도로 분열시켰다. 그의 지지자들은 탄핵에 반발해 거리로 나와 그의 복귀를 외치는 '윤 어게인 (Yoon Again)' 구호를 내걸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의 영상은 단순히 윤 어게인 현수막을 걸었다는 이유로 경찰이 가정집을 압수수색하는 현장이 아니다.  

정치자금 불법사용 

이미지 역추적 결과,  문제의 영상과 거의 동일한 영상이 "애국 현수막 김미영 대표 강제 개문...그리고 변호사님의 말씀" 이라는 설명과 함께 2026년 1월 27일자 스레드에 올라와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애국현수막"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메시지, 혐중 정서, 부정선거 의혹 등을 담은 현수막 달기 운동을 벌여온 시민단체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단체는 1월 27일 스레드 계정에 올린 "긴급 공지"를 통해 단체 대표의 자택에 경찰이 압수수색을 나왔음을 밝히고, 유튜버들에게 압수수색 현장을 생중계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카이브 링크).

실제 유튜브에는 당시 현장에서 촬영한 여러 생중계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데,  모두 애국현수막 대표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현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상에는 한 무리의 수사관들이 1층 아파트에 들어갔다가 약 2시간 이후 파란 박스를 들고 나와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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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좌)과 2026년 1월 27일 애국현수막 대표 자택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 유튜브 라이브 영상(우) 스크린샷 비교

앞서 202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원외정당 '내일로미래로' 대표 등을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고발했는데, 이들은 정치자금을 받아 일부를 부정선거 의혹 등에 관한 현수막 제작에 지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을 통해 정치자금을 기부받을 수 없고, 정치자금은 회계책임자가 선관위에 신고된 하나의 계좌로만 지출해야 한다 (아카이브 링크). 

애국현수막은 내일로미래로 측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모아, 혐중·부정선거 현수막을 제작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이브 링크).

경찰의 애국현수막 대표 자택 압수수색은 1월 당시 많은 언론사가 보도했는데, 이 중 MBC 방송사의 TV뉴스 영상을 보면 SNS에서 확산된 문제의 영상이나 압수수색을 생중계했던 다른 유튜브 영상들과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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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8일 MBC TV 뉴스 영상 스크린샷

애국현수막은 1월 27일자 스레드 게시물에서 "내일로미래로당과는 더 이상 협력하기 어렵게 되었음"을 밝히며 지지자들에게 당에 대한 후원금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경찰은 5월 13일 AFP의 확인 요청에 대해 지난 1월 김 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인정했으나, "현재 진행중인 수사" 에 대해서 추가적인 입장 표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AFP는 앞서 윤 대통령 탄핵 이후 확산된 다른 허위 주장들을 반박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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