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ost holds a graphene chip during a mobile fair in Barcelona. AFP / Pau Barrena

'발암물질 산화그래핀', 모든 백신에 포함돼있다? 전문가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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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1/07/22 05:45
  • 수정 2021/07/22 05:46
  • 2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산화 그래핀'이라는 물질이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백신에 함유돼있고, 이 물질이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산화 그래핀이 포함된 백신이 승인 및 판매된 사례는 없다; 산화 그래핀이 암을 일으킨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7월 12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백신 성분을 조사해 보니 99%가 산화그래핀이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석면처럼 암을 유발합니다. 시중에서 있는 모든 백신에서 산화그래핀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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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포함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7월 20일 캡쳐. ( AFP)

세종대학교 그래핀연구소의 설명에 따르면 그래핀은 2004년 발견된 이래 물리, 화학, 재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물질 중의 하나다.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은 그래핀을 산화(酸化)시킨 소재로 액체에 쉽게 풀어져 그래핀보다 대량생산하는데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바이오그래핀의 박종보 박사는 2021년 7월 20일 AFP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재까지 시판된 백신중 산화 그래핀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바이오그래핀은 그래핀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박 박사는 "현재 사용되는 백신은 인지질, 또는 펩타이드, 핵산 등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화 그래핀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오그래핀의 대표이사 홍병희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 역시 2021년 7월 19일 AF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백신의 성분이 99% 산화 그래핀이라는 주장은 "허황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그래핀을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에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아직 연구단계에 불과하여 임상 실험 등을 거쳐 시중에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화 그래핀이 석면과 같이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홍 교수는 "그래핀은 평면 구조를 가져 침상(針狀·바늘 모양의 뾰족한 형태) 구조로 이루어진 석면과는 매우 다르다"라며 "산화 그래핀의 경우에는 독성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약물 전달이나 체내 진단 센서 등에 활용하는 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사용된 화이자-바이오앤텍,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총 4종류의 백신의 구성 성분 목록에서도 산화 그래핀이 사용됐다는 증거는 확인할 수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예방 효과를 인정한 백신으로는 B형 간염, 소아마비, 천연두 등 총 25개가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백신은 수십 년간 유통됐으며,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는 것이 WHO의 설명이다.

WHO는 이에 더해 "백신 도입 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면밀한 모니터링 활동을 펼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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