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중 정서 속 '중국 공안 침투설' 또 확산... 경찰 '사실 무근'

한 영상이 서울 홍대 일대에서 교통을 통제하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중국 경찰 복장을 한 남성이 번화가에서 차량과 보행자를 안내하는 장면이 담긴 이 영상은 수만 회 이상 조회됐다. 그러나 이는 "핼러윈데이 코스프레" 영상으로, 경찰청은 AFP에 이날 중국 공안이 홍대 인근에서 활동을 했다는 신고나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의 복장도 실제 공안 유니폼과는 다르다.

문제 영상은 2025년 11월 24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중국 공안 홍대 교통정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약 12초 길이의 영상에는 경찰로 보이는 한 남성이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이 팔에 두른 완장에는 중국 공안부 로고와 함께 "대한민국 주재 공안" 등의 중국어 문구가 보인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 상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구호를 변형한 것으로 보이는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와 "자유의 날개"라는 단체 이름이 나와 있는데, 해당 단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확인해 보니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다수 볼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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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공유된 문제 영상 스크린샷. 2025년 11월 26일 캡처 후 붉은색 엑스 표시 추가함.

비슷한 영상과 캡처인스타그램네이트판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공유됐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공안이 왜 한국 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나?",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댓글을 남겼고, "저런 것을 보고도 아무 말 없는 한국인들.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최근 서울 곳곳에서 혐중 집회가 이어지자 중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한국 방문 시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경찰청과 서울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는 11월 26일 AFP에 관련 신고나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핼러윈 코스프레'

구글 역 이미지 검색 결과,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빌리빌리에서 문제 영상과 흡사한 영상이 다수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해당 게시물에는 한국에서 촬영된 "핼러윈 코스프레" 영상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별도의 키워드 검색을 통해 찾은 한 유튜브 영상에서도 문제 복장의 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이 영상에는 올해 10월 31일 홍대 핼러윈 축제 현장이 생생하게 담겼는데, 영상 촬영자는 해당 남성에 대해 중국 경찰 코스프레를 한 사람이라며 역할에 매우 몰입한 모습이 재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애니메이션·영화 캐릭터, 좀비 등으로 분장한 수많은 사람들과 인파 관리를 위해 투입된 경찰관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또한 더우인에 게재된 영상에서는 상의 왼쪽 주머니 상단에 박힌 패치에 한글로 "고수"라고 적혀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실제 중국 경찰 제복에는 패치에 소속 지역명이 표기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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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인에 게재된 선명한 영상 스크린샷. 패치에 우리말로 "고수"라고 적힌 부분을 확대함.

문제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복과 유사한 모조 제복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AFP는 이전에도 공안 한국 침투설반중 정서에 기반한 허위 주장을 다수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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