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중 정서 속 '무비자 살인' 주장 확산... 실제는 2016년 발생

지난 9월 29일부터 시행된 무비자 조치로 입국한 중국 관광객이 한국인을 살해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게시물에서 언급된 사건은 2016년 제주도에서 발생한 범행으로, 최근 도입된 무비자 정책과는 무관하다. 

문제 주장은 2025년 11월 21일 "찢재명 무비자 정책... 결국 살인사건으로 이어짐. 정신X 짱개 입국 뒤 살인"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물에는 "'中정부가 머리에 칩심어' 살인 작정하고 '무비자 입국'한 중국인, 결국"이라는 제목의 11월 15일 자 언론 보도 스크린샷이 포함됐다. 

최근 국내에서는 반중 정서가 고조되며 혐중 시위 등이 잇따라 발생하자 중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한국 방문 시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특히 정부가 9월 29일부터 실시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를 둘러싸고 일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음모론과 허위 정보가 확산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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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11월 25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동일한 게시물이 페이스북네이버 밴드 등에도 확산됐으며, 여러 사용자들은 이를 근거로 현 정부의 관광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나 11월 24일 기준, 최근 무비자 제도로 입국한 중국인이 한국인을 살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페이스북 게시물 등에 공유된 기사에서 언급된 사건은 2016년 발생한 것이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 기사는 11월 15일 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보도에 따르면 2016년 9월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홀로 기도 중이던 여성을 중국 국적의 천궈루이가 흉기로 살해했다.

천 씨는 2002년부터 운영된 제주도 한정 무비자 제도를 통해 제주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이브 링크). 

이는 현재 전국 단위로 시행되는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조치와 전혀 다른 제도이며, 사건 발생 시점 역시 2025년과는 9년 이상 차이가 난다. 

해당 사건은 당시 국내 언론에서도 광범위하게 보도됐으며, 범행 경위 역시 명확히 기록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한편 별도의 키워드 검색을 통해 기사에 인용된 사진은 2017년 2월 16일 천 씨가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제주지방법원으로 호송되는 장면을 연합뉴스가 촬영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제주지방법원은 2월 17일 공판에서 피고인이 "범행에 앞서 이틀간 집요하게 사전답사까지 하며 계획적이고 치밀한 면모를 보였다"라며 천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천 씨가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면서도 "진지한 반성이 없고 사과의 뜻도 보이지 않아 이같이 판시했다"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현재 시행 중인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제도와 관련한 여러 허위 주장들을 앞서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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