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측 '중국 개입' 발언을 가디언지 논평으로 오인한 주장

영국 가디언지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해 '중국의 선거 개입' 영향이라는 분석을 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백악관 당국자의 익명 발언을 가디언지가 마치 사실로 보도한 것처럼 오도하는 주장이다.

문제 주장은 6월 7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게재됐다.

작성자는 "영국 더 가디언) 이재명 중국의 선거 개입으로 대통령 당선"이라는 글귀와 함께 가디언 6월 4일 자 기사 일부를 캡처한 이미지 두 장을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특히 해당 기사에서 "하지만 결국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소통할 방법을 곧 찾아야 할 것이다. 트럼프 백악관은 보수 경쟁자를 상대로 한 이재명의 압도적 승리에 대해, 중국의 선거 개입이 권력을 얻기 위한 그의 험난한 여정을 다소 순탄하게 만들었다고 시사하는 반응을 내놨다"라고 한 부분을 우리말로 번역해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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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 포함된 엑스 게시물 스크린샷. 2025년 6월 11일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에 의해 촉발된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근거 없는 외세 개입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중국의 선거개입 음모론과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허위 주장들이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가디언이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중국의 선거 개입' 덕이라고 분석·보도했다는 주장은 엑스, 페이스북스레드, 디시 인사이드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퍼졌다.

해당 주장을 사실로 오인한 일부 누리꾼들은 "영국 좌파매체 가디언이 중국선거개입을 논할 정도인데 우리나라 좌빨들만 모르고 있다죠", "영국 인증 '중국이 만든 대통령'"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가디언은 중국이 6·3 대선에 개입했다고 보도한 바 없다.

이 대통령 당선 직후 가디언이 낸 기사에 '중국 개입'이 언급됐으나 이는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대선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은 익명의 한 백악관 당국자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에 대해서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로이터통신은 "중국 개입 언급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고 이를 한국 대선과 직접 연결 짓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극우 성향 측근들이 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이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백악관 관계자의 익명 발언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공식 성명과도 결이 매우 달랐다 (아카이브 링크).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차 강조했다. 성명에 선거 개입을 시사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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