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BBC 논평' 온라인 재확산... BBC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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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의 한국 촌평"이라는 제목의 글은 4월 9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해당 글에는 "한국은 제 살 뜯어먹는 미친 나라", "한국은 나라가 스스로 자살을 하는 이상한 나라", "한국은 판검사가 법치문란의 주범인 나라", "한국은 대법관이 50억에 나라를 팔아먹는 나라", "한국은 법관의 편향된 이념과 주체사상이 나라를 망치는 나라" 등 내용이 담겼다.
현재 9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보수 유튜버 이봉규도 이날 게재한 "영국 BBC 논평: '한국 법치문란으로 망해가는 나라'"라는 영상에서 유사한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BBC 방송 논평이 이렇게 나왔다는 건 한국은 이제 신뢰도에서 끝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엑스, 유튜브, 네이버 카페, 네이버 블로그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유포됐고 내외뉴스통신, PSB 중앙방송, 서울시정일보, 크리스천투데이, 아시아타임즈, 원데일리 등 일부 언론매체들도 이를 인용하거나 기고문 형태로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BBC가 한국 판사들의 '이념 편향'을 비판했다는 주장은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온라인상에 공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둔 후에는 "총선을 본 영국 BBC방송의 따끔한 촌평"으로 소개됐고 그보다 이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로 둔갑했다.
이를 사실로 믿은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현실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BBC 논평. 부끄럽다", "2~3년 전에도 BBC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썩은 집단은 사법부라고 기사 냈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AFP는 구글과 BBC 웹사이트, 인터넷 아카이브에 저장된 이전 버전의 BBC 홈페이지를 모두 확인했으나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없었다.
BBC 홍보실은 4월 23일 AFP에 "우리가 이 내용을 보도한 적 없다고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웅비 BBC코리아 편집장도 4월 21일 "서울지국이나 아시아데스크에서는 관련 보도나 논평을 낸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실질적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상계엄 사태를 다룬 BBC 보도를 보더라도 조작된 논평과는 논조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BC는 4월 4일 자 기사에서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victory for South Korea's democracy)"로 평가했으며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권위주의적 권력 장악 시도(authoritarian power grab)"라고 표현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작년 12월 4일에는 한국을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묘사하며 윤 전 대통령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군사 통치를 발표했다는 주장을 폈다"라고 보도했다 (아카이브 링크).
비상계엄 사태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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