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 든 현금 사진, 비상계엄 수사와 무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택에서 거액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사진 두 장이 이 전 장관 관사에서 발견된 돈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한 장은 2018년 11월 한 커뮤니티에 유머 콘텐츠로 올라온 사진이고 다른 한 장은 2013년 경부터 인터넷에 떠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 사진은 7월 4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게재됐다.

작성자는 "이상민 현금 박스 구경하세요 20 kg 사과 박스 16개에 해당하는 현금 발견. 이상민이 쓰던 관사에서 청소용역업체가 발견해서 신고 이걸 왜 두고 간거지"라며 만 원권 지폐가 든 박스 사진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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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X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7월 10일 캡쳐 후 X 표시 추가

같은 사진이 유사한 주장들과 함께 스레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 유포됐다. 

이를 사실로 오인한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건 신문에 왜 잘 안 나올까?", "저게 재밌는 게 32억 원을 어디에 둔지도 모르고 귀하다는 중요하다는 생각 자체도 안 하니깐 저렇게 놔둔 거 아닐까?"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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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X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7월 11일 캡쳐 후 X 표시 추가

앞서 3일  JTBCKBS 등은 경찰이 2월 이 전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돈다발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JTBC는 내란특검 수사팀이 최근 이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경찰 수사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한겨레, 경향신문 등 언론사의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뒤 이를 소방청장 등에 이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이 전 장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현금다발 등이 발견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해당 사진들은 진행 중인 내란 수사와는 무관하다.

네이버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첫 번째 사진은 2018년 11월 2월 네이버 카페 '그랜저 IG 공식 동호회 더 그랜저'에 공유됐음을 알 수 있었다. 

게시자는 현금이 들어있는 사과 박스를 받아서 놀랐다고 썼는데 마지막에 "저 만 원권은 제가 깔았다"라며 재미로 연출한 장면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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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2018년 11월 네이버 카페에 게시된 원본(우) 비교

별도의 역 이미지 검색 결과 두 번째 사진은 적어도 2013년부터 이 전 장관과 전혀 무관한 게시물들에 출처 표기 없이 공유되어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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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2013년 3월 다음 카페에 게시된 원본(우) 비교

AFP는 '돈다발' 언론보도와 관련해 경찰 측에 사실확인을 요청했으나 확인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12.3 비상계엄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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