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허위로 판명된 '이재명 소년원 복역' 주장... 공표자 벌금형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성범죄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된 적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게시물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모스 탄(Morse Tan)이라는 한국계 미국 법학자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말 동일한 주장이 제기됐었는데 검찰은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범죄·수사 경력 및 소년보호처분 이력 등을 바탕으로 해당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고 유포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문제 주장은 6월 27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게재됐다.

작성자는 "와... 성폭행은 알았는데 살해는 몰랐네. 더한 미친놈이었네... 당장 사형시켜라"라며 한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모스 탄 전 대사가 하루 전날 미국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이 어렸을 때 한 젊은 여성을 집단 강간·살해한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고, 이로 인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유튜브에 게재된 해당 기자회견 전체 영상에서는 탄 전 대사가 해당 발언을 하면서 "이러한 보도들도 있다"라고 덧붙이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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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에 공유된 허위 주장 스크린샷. 2025년 7월 7일 캡처 후 엑스 표시 추가.

이날 회견을 연 '국제선거감시단'은 극우 성향의 미국 인사들로 구성된 민간단체로 지난 6·3 대선을 앞두고 한국 선서 시스템을 감시한다며 방한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중국 선거 개입설이나 대법원이 이미 위조의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빳빳한 투표지' 음모론 등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왔다 (아카이브 링크). 

'이재명 소년원 복역' 주장은 탄 전 대사의 기자회견 발언 영상과 함께 페이스북유튜브엑스 등에도 게재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법원 판결로 확인된 '허위사실'

법원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공직선거법, 소년원 등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20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문제 주장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 여러 건에 대한 판결문을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대부분 판결문에 담긴 내용은 대동소이했는데 법원은 이 당시 후보의 "'범죄·수사경력 회보서'나 이를 기초로 작성된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에 소년부 송치 전력이 없고" 피고인도 해당 의혹이 사실임을 뒷받침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그 내용을 "허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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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사건(2022고합336)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문 스크린샷

소년보호처분 이력은 범죄경력 자료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으나, 판결문에 첨부된 증거목록에 "소년보호처분 이력"이 검찰 측 증거로 제출돼 증거조사가 완료됐다고 명시된 사건에서도 법원은 이 당시 후보에게 "소년부 송치 전력이 전혀 없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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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사건(2022고합336)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문에 첨부된 증거목록 스크린샷

또한 특정 후보자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 대한 허위 내용이 담긴 글을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도 없이 공표하는 행위는 "유권자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혼란을 초래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므로 그 죄책이 무겁다"라고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올해 대선 기간에 공시한 후보자 정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총 3건으로 이중 성범죄나 살해 등의 전과는 없다 (아카이브 링크).

이 대통령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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