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중국 관련 인터뷰에 허위 자막 합성한 것

한 편의 영상이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한국에는 윤석열과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발언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인터뷰 장면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에 포함된 한국어 자막은 조작된 것으로, 존 랫클리프(John Ratcliffe) 국장은 실제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이나 한국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문제 주장은 2025년 7월 5일 "CIA 국장 '중국 막기 위해 윤석열 같은 지도자 필요함'"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음성이 포함되지 않은 약 13초 분량의 영상에는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이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는 모습이 담겼다 (아카이브 링크).

화면 하단에는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한 CIA 전략"이라는 영어 뉴스 자막이 표시돼 있는데, 그 위에 덧붙여진 한국어 자막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중국의 굴기를 막으려면 한국 같은 동맹국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을 믿을만한 동맹국으로 유지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같은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문제 주장은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영장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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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7월 8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동일한 영상이 네이버 밴드 여기, 여기일간베스트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공유됐다. 

게시물에는 "윤 대통령은 계엄을 통해 국민 주권을 회복하려 했을 뿐인데, 미국이 윤 대통령을 다시 찾는게 당연하다", "역시 사람을 평가할 줄 아는 CIA" 등 자막 속 내용을 실제 발언으로 받아들인 사용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해당 영상 속 자막은 조작된 것이다. 

중국 관련 인터뷰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이 영상은 랫클리프 국장이 6월 7일 폭스뉴스 진행자 라라 트럼프(Lara Trump)와 가진 인터뷰의 일부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조작된 영상과 일치하는 부분은 3분 3초에서 3분 21초 구간으로, 랫클리프 국장은 이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라라,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제가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할 때 우리가 중국의 위협을 과대평가한다고 비판받았던 것 기억하시죠? 당시엔 평화로운 중국이라고 불렸죠."

그는 이어 "하지만 코로나, 대만에 대한 공격,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상공을 8일간 비행한 정찰기 사건, 중국이 우리의 지적 재산권을 훔치고 통상 문제에 있어 우리를 이용한 이후로는 아무도 더 이상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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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자막이 포함된 영상(좌)과 원본 폭스뉴스 인터뷰 영상(우) 스크린샷 비교

인터뷰 어디에서도 한국, 윤석열 전 대통령, 또는 한국 정치에 대해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폭스뉴스 웹사이트에 게시된 같은 인터뷰의 다른 발췌본 내용도 미중 관계, 정찰 활동, CIA 개혁에 대한 내용에 집중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7월 8일 기준으로 랫클리프 국장을 비롯한 CIA 관계자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발언했다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신뢰할 수 있는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AFP는 앞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조작된 이미지들을 다수 검증한 바 있으며, 이들 역시 사실이 아님을 밝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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