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밀턴' 형성 전부터 유포된 영상... 전문가 'AI 제작 가능성 높아'

사진 한 장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덮친 허리케인 '밀턴'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사진은 밀턴이 형성되기 몇 주 전부터 유포되기 시작한 영상을 캡처한 것으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제의 사진은 10월 15일 '이게 영화가 아니었던 거야??? #플로리다 #허리케인'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초대형 토네이도가 한 마을에 상륙하는 장면이 담긴 이 사진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 로고와 계정명, 그리고 2024년 10월 7일을 뜻하는 문구가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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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사진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0월 18일 캡처.

유사한 사진과 영상들이 동일한 주장과 함께 인스타그램과 온라인 커뮤니티 아카라이브에도 공유됐고 영어아랍어, 포르투갈어, 힌디어, 타갈로그어 등 여러 언어로 해외에서도 유포됐다.

해당 주장은 지난 10월 9일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하기 직전부터 공유되기 시작했다.

밀턴의 영향으로 플로리다주에서 최소 16명이 목숨을 잃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약 50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카이브 링크).

'와 CG보다 더 무섭네', '저긴 막 생긴 태풍 커지자마자 상륙하는 곳이라' 등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일부 사람들이 해당 사진 혹은 영상을 실제 상황으로 오해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진과 영상들은 밀턴이 형성되기 몇 주 전부터 온라인상에 유포됐다.

AI 사용 흔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문제 사진이 8월 22일 'DesasterStorm'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유튜버는 같은 영상을 틱톡에도 올렸는데 이 영상은 8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원본 유튜브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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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원본 유튜브 영상(우) 비교

미국 퍼듀대학교의 후 슈(Shu Hu) 머신러닝 및 미디어포렌식 연구소장은 문제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카이브 링크).

후 연구소장은 10월 21일 AFP와 서면인터뷰에서 태풍의 중심부는 움직이는데 주변부는 고정되어 있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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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스크린샷. 영상에서 움직이지 않는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시함.

미국 버팔로대학교 산하 미디어포렌식 연구소의 류 시웨이(Lyu Siwei) 소장도 10월 22일 AFP에 문제 영상이 "AI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류 교수는 "건물들이 비평행한 프로필로 불규칙해 보인다"라며 "현재 AI 기반 사진/영상 생성툴들은 전형적으로 이러한 흔적을 남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 영상에서 특히 건물들이 보이는 부분을 확대해서 보면 왜곡된 건물과 창문 모양, 그리고 선명하지 않은 그림 같은 질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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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일부분만 캡처.

한편 원본 영상이 공유된 게시글에서 AI로 제작됐다는 설명은 찾을 수 없었으나, AI 영상처럼 보인다고 지적한 유튜브 댓글에 이를 시인하는 듯한 반응을 원작자가 남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FP는 문제 영상과 일치하는 언론보도 영상이나 사진을 찾을 수 없었다. 

허리케인 밀턴 관련 허위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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