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바다서 촬영된 영상에 기반한 허위 주장

사진 한 장이 최근 전라남도 여수 바다에서 촬영된 바다뱀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된 것으로, 중국 회사가 운영하는 다이빙 스쿨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재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문제 사진은 10월 8일 "여수 바다 근황"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사진에는 다이빙을 하는 여성이 줄무늬가 있는 큰 바다뱀으로부터 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게시글 하단에는 "'독사 20배' 필리핀 바다뱀, 여수 바다서 첫 발견..'온난화' 영향"이라는 kbc 뉴스의 2023년 11월 27일 자 기사의 제목도 포함됐다 (아카이브 링크).

기사는 당시 여수 부근 다도해에서 열대·아열대 해양생물 '넓은띠큰바다뱀'이 처음 발견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동물의 발견이 한국 바다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점을 나타낸다는 국립공원단의 분석도 전했다. 

넒은띠바다뱀은 주로 인도양과 태평양의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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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공유된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0월 18일 캡처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중국 다이빙스쿨이 말레이시아에서 촬영한 것으로, 여수와는 무관하다. 

다이빙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사진과 일치하는 장면을 7월 29일 중국 영상 공유 플랫폼 샤오홍슈에 게재된 영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에는 "셈포르나 시파단 다이빙, 바다뱀과 조우할 경우"라는 제목과 "셈포르나에 있는 중국인 다이빙 스쿨"이 게시했다는 중국어 설명이 달렸다. 

시파단섬은 말레이시아의 대표 바다 휴양지 중 하나로 알려진 셈포르나 지역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다이빙 명소로 유명하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을 좌우반전한 것(좌)과 샤오홍슈에 게시된 원본 영상 속 일치하는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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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을 좌우반전한 것(좌)과 샤오홍슈에 게시된 원본 영상 속 일치하는 장면(우) 비교

해당 샤오홍슈 계정은 중국 쓰촨성에 IP 주소를 두고 있는데, 이 다이빙 스쿨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역시 쓰촨성 청두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설명을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아울러 말레이시아의 셈포르나 지역을 포함한 다섯 곳에 다이빙 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한국 바다뱀 서식지

해양수산부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넓은띠큰바다뱀은 한국의 대표 바다뱀으로 최근 4년 동안 한국 연안에서 19 개체가 포획됐다.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는 큰바다뱀류는 일반적으로 열대 바다를 선호하는데, 그중 넓은띠큰바다뱀은 가장 서식범위가 넓어 한국 연안까지 발견되며 큰바다뱀류의 서식 특성상 한국은 그들의 북방 한계선으로 평가된다.

넓은띠큰바다뱀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의 북상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종으로서 연구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선임연구원은 10월 24일 AFP의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을 통해 "사진 속 동물은 넒은띠큰바다뱀이 맞다"라며 여수에서도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한국 연안은 낮은 수온으로 인해 바다뱀의 출현빈도가 낮은 편"이라며 여수에는 지난 11월 발견을 포함하여 두 건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해수 온도의 상승에 따라 열대 어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북상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에 비추어 볼 때 "바다뱀도 추가적으로 북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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