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베트남 전쟁 당시 촬영된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는 국가정보원 분석이 나온 가운데 사진 한 장이 우크라이나에서 붙잡힌 북한군 포로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베트남 전쟁 당시 종군 사진기자 래리 버로우즈(Larry Burrows)가 촬영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무관하다. 

문제 사진은 10월 21일 "우크라에서 잡힌 북한군 포로, 하나같이 굶주린 표정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상의탈의한 남성이 칼을 쥔 군인 앞에서 무릎 꿇은 모습이 담겼다.

게시글은 국정원이 지난 18일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확인했다며 1차로 15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밝힌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국정원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특수부대 등 총 1만 2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카이브 링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북한이 총 만여 명의 인력을 러시아에 파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한 질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사실이라면 우려스럽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한편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21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러시아와는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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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2024년 10월 22일 캡처.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베트남전쟁 당시 촬영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무관하다.

베트남전쟁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원본 사진은 구글 아트 앤 컬처 서비스에 게재된 미국 시사 화보 라이프(LIFE) 잡지 사진 컬렉션에 수록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구글 아트 앤 컬처는 주요 박물관과 자료실 2000여 곳의 콘텐츠 등 자료를 온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다. 

유명 종군 사진기자 래리 버로우즈가 촬영한 이 사진에는 "총검을 든 남베트남 군인이 베트콩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심문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라이프 사진 컬렉션에 수록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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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라이프 사진 컬렉션에 수록된 원본 사진(우) 비교

라이프 매거진의 프로필에 따르면 버로우즈는 여러 전장에서 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종군기자로, 1962년부터 9년간 베트남 전쟁을 취재했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사진이 가디언, 슈피겔 등 여러 국제 언론 매체가 전시한 베트남 전쟁 사진 컬렉션에도 실렸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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