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진에 기반한 허위 주장

사진 세 장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물에 잠긴 올란도 디즈니월드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에 따르면 세 장 모두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된 흔적이 발견됐으며, 디즈니월드 측은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안내문에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고 언급했다. 

문제의 주장은 10월 10일 '허리케인으로 침수된 디즈니월드'라는 제목으로 다음 카페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올라온 글을 캡처한 내용이 공유됐는데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올란도에 있는 디즈니월드가 물에 잠겼다. 놀이동산은 목요일까지 폐쇄 예정이나 주말까지 폐쇄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엑스 게시글에는 로이터 통신과 러시아 관영 통신사 RIA가 출처로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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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카페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0월 11일 캡처.

이 주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아카라이브, 인스타그램 등에도 공유됐고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말레이어, 아르메니아어 등으로 해외에서도 유포됐다.

러시아 통신사 RIA의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도 이 사진들이 공유됐는데 해당 게시글은 조회수 수십만 회를 기록했다. 

플로리다 걸프 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최초 10명이 숨지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도로들이 침수됐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전했고,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를 관통한 밀턴은 이후 대서양으로 빠져나갔으나 해안 지대에는 당분간 강한 바람과 폭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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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 자료에 기반한 2024년 10월 10일 기준 허리케인 '밀턴' 예상 경로 (AFP / Jean-Michel CORNU, Lise KIENNEMANN, Thierno TOURE, Sylvie HUSSON)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10월 10월 플로리다주 올란도 디즈니월드를 폐장했으나 디즈니는 "폭풍을 견뎌냈다"라며 다음날 재개장 예정이라고 자사 웹사이트에 공지했다 (아카이브 링크).   

소셜미디어상에 유포된 주장에 대해 AFP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측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즉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하니 파리드(Hany Farid) 교수는 10월 10일 AFP와 서면인터뷰에서 "모든 사진에는 물에 비친 풍경이 일관되지 않는 등 명백한 구조적 결함이 있다"라며 온라인상에 유포된 세 장의 사진 모두 AI로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는 이어 "실제 사진과 AI 생성 사진을 식별하도록 훈련된 우리 모델들은 이 사진들이 AI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문제 사진 속 신데렐라 성은 첨탑의 위치와 개수, 세부적인 구조, 가로등 모양 등 여러 부분에서 실제와 분명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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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0월 10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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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1일 플로리다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있는 신데렐라 성에 조명이 켜져 있고, 한 관리 직원이 월트 디즈니와 미키 마우스 동상에 불빛을 비추고 있다 (AFP / JIM WATSON)

현지 언론매체인 올랜도 센티넬의 보도에 따르면 도시 일부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올란도 인근 도시인 키미시 당국은 피해 수준이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10월 10일 오전 11시 57분(그리니치 표준시) 올란도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했으나 이날 오후 6시에 주의보를 해제했다.

허리케인 밀턴 관련 허위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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