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무장 언급 無... 해리스 부통령 기존 입장과도 대치

지난 10월 9일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 이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 중 한국의 핵무장을 승인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토론 중 한국이나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방한해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의 주장은 9월 14일 유튜브에 공유됐다.

영상은 "미국 대선토론이 끝난 직후 전 세계 언론들에서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해 새로운 시나리오가 무려 미국 대선토론 중 꺼내졌기 때문입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화면에는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대선후보 TV토론 장면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활동, 해리스 부통령의 과거 언론 인터뷰, 핵실험 장면 등 여러 영상이 등장하고,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이 미국에서도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끝으로 "한국 입장에서는 해리스의 당선이 압도적으로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말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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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유튜브 영상 스크린샷. 2024년 9월 23일 캡처.

최근 일각에서는 독자 핵무장론이 제기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 없이도 북핵 위협을 억제·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됐다"라며 핵무장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아카이브 링크).

통일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설문자의 비율은 수년간 주로 60퍼센트대에 머물렀고 올해는 66퍼센트로 집계됐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의 주장은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등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완전한 비핵화'

대선후보 TV 토론을 주관한 미국 ABC 방송은 두 후보와 진행자들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옮긴 원고를 공개했는데 여기서 한국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또 한국 자체 핵무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기존 입장과도 대치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9월 방한 당시 비무장지대를 찾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라며 미국은 한국 방어에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카이브 링크).

해리스 캠프 측이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정책 공약 개요에서도 '북한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에 대한 우리의 흔들림 없는 의지'가 언급된 것으로 보아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적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문제 영상의 4분 27초부터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다각도에서 한국의 핵우산 확장을 고려하고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는 주장과 함께 화면에는 CNN 기사를 캡처한 듯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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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유튜브 영상 스크린샷. 가짜 CNN 기사가 등장하는 부분 캡처.

기사 이미지를 확대해서 보니 해리스 부통령 이름이 모두 소문자로만 표기하거나 부통령을 '그녀'가 아닌 '그'로 지칭하는 등 여러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어디에서도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찾을 수 없었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가짜 기사에 사용된 해리스 부통령의 사진은 2021년 12월 26일 방송된 CBS 방송 인터뷰에서 가져온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가짜 기사 사진(좌)과 일치하는 CBS 인터뷰 장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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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기사 사진(좌)과 일치하는 CBS 인터뷰 장면(우) 비교

인터뷰 원고에 따르면 이날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및 외교 관련 이슈들이 주로 논의됐으며 한국이나 핵무기 관련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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