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조작된 사진... 한 번도 송출된 적 없어'

미국 CNN 방송의 속보 화면으로 보이는 사진이 텍사스주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약 6 퍼센트포인트 차로 이겼다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 사진은 미국 대선 본투표 며칠 전부터 유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CNN은 AFP에 "완전히 조작된 그 사진은 CNN에서 한 번도 송출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문제의 사진은 11월 4일 '미 대선 텍사스 지지율 해리스 승'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공유됐다.

사진 속 TV 화면에는 '주요 선거 속보', '텍사스', '동부 표준시 9시 투표 마감' 등의 문구와 CNN 방송사 로고가 보이고, 텍사스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51.8퍼센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7퍼센트를 각각 얻어 해리스 부통령이 6.1퍼센트 포인트 차로 승리를 가져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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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에펨코리아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1월 6일 캡처.

마치 CNN 방송 보도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먼저 공유된 후 블라인드, 뽐뿌, 코리아스테이지, 24 post, 핫딜커뮤니티, 아카라이브와 같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일부 게시글의 조회수는 수백만 회에 달했는데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제 CNN 방송 보도로 오인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 이용자는 '이건 샤이트럼프 얘기도 못 꺼낼 정도로 압도적으로 차이 나네 뭔 일이래'라고 남겼고 'CNN은 걸러 듣는 게... 대놓고 해리스를 밀어주는 곳이라', '텍사스는 의외인데' 등의 댓글도 달렸다.

그러나 이는 조작된 사진으로 CNN은 해당 화면을 송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작된 사진

CNN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에밀리 쿤(Emily Kuhn) 수석 부사장은 11월 4일 AFP에 "이 사진은 완전히 위조·조작됐으며 어떠한 CNN 플랫폼에서도 송출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후 CNN 공식 엑스 계정에도 같은 내용이 게재됐다 (아카이브 링크).

조작된 사진 속 TV 그래픽은 CNN이 2020년 대선2022년 중간선거 '주요 선거 속보' 방송에 사용한 그래픽과 유사했으나, 예상 득표율을 나타낸 화면 우측 하단의 녹색 티커는 과거 보도에 사용된 디자인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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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주장이 공유된 에펨코리아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1월 6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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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CNN 2020년 대선 보도 화면.인터넷 아카이브 스크린샷. 2024년 11월 4일 캡처.

한편 조작된 사진의 내용에서도 여러 오류가 발견됐다.

예를 들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총 121,408 표차로 앞섰다고 나와 있지만 화면 속 두 후보의 표차를 계산해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1,113,499표를 얻어 982,091표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31,408표 앞선다.  

또한 텍사스주 투표가 마감됐다는 문구가 문제 사진에 나오지만 실제 이 사진은 텍사스주에서 본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본투표는 현지시간 11월 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실시됐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 사진을 최초 유포한 엑스 이용자는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CNN 보도가 나오고 있는 자신의 TV를 촬영한 사진이라는 허위 주장반복했다. 

AFP는 이 엑스 이용자에게 질의서를 보냈으나 즉각 답을 받지 못했다.

이 외에도 2024년 미국 대선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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