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자국' 아닌 비밀경호국 요원 재킷이 접힌 것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13일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후, 한 장의 사진이 트럼프 전 대통령 가슴팍의 총알 자국이라는 주장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 속 총알 자국이라고 주장된 부분은 비밀경호국 요원 재킷의 주름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만 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문제의 주장은 7월 14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공유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트럼프 총격 사건. 가슴에도 총알 뚫린 흔적. 범인은 가슴을 조준하여 쐈으나 방탄조끼로 막히자 머리를 다시 조준하여 재차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첨부된 사진에는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가슴 부근에 검은색 원형 자국이 보인다.

이 사진은 유사한 주장들과 함께 페이스북엑스, 네이버 카페, 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엠엘비파크, 보배드림, 뽐뿌, 코인판, 담다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으며 미국,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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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쏜 20세 청년 토머스 매슈 크룩스는 비밀경호국 저격수의 총에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크룩스의 총격으로 유세 참가자 한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 연방수사국은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아카이브 링크).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 소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슴 쪽에도 총을 맞았다는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이 AP 통신의 에번 부치(Evan Vucci)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고화질 원본사진에서 총알 자국이라고 주장된 부분을 확대해서 보니 비밀경호국 요원의 재킷 어깨패드 쪽 옷감이 접힌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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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이 촬영한 원본 사진을 캡처해 확대한 것. 2024년 7월 15일 캡처.

부치 사진기자가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총알 자국이 없음을 알 수 있다.

AFP 소속 사진기자 레베카 드로크(Rebecca Droke)의 사진들 그리고 피격 당시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에서도 역시 총알 자국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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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당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FP / Rebecca DROKE)
(DC POOL / Gregory WALTON, Anne LEBRETON, Gilles CLARENNE, Moisés ÁVILA)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슴 쪽에 총을 맞았지만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다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탄조끼를 실제 입고 있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이번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찰 조사를 받고 있는 비밀경호국은 피습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탄조끼 착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답변을 거부했다.

AFP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도 추가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즉각 답변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과 관련해 온라인상에 퍼진 허위 주장들을 검증한 AFP의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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