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깁기 영상에 기반한 허위 주장

한 영상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자가 없는데도 앉으려고 머뭇거리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기념식 생중계 영상을 확인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에는 의자가 놓여 있었다. 이어진 장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의자에 착석하는 장면은 조작된 영상에서 편집됐다.

문제의 영상은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바이든이 존재하지 않는 의자에 앉으려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의자가 없는데도 앉으려고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이 담긴 12초 길이의 영상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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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21일 캡처.

바이든 대통령 우측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좌측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루리웹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 여기, 여기 등에도 공유됐으며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유포됐다.

특히 미국에서는 우익 인플루언서들이 이 영상을 적극적으로 퍼뜨리며 소셜미디어상에 더욱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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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이 공유된 미국 우익 정치평논가 카일 베커(Kyle Becker)의 엑스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6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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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이 공유된 지닌 피로(Jeanine Pirro)의 엑스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6일 캡처.

미국의 보수 매체인 Fox News 진행자 지닌 피로(Jeanine Pirro)는 6월 6일 엑스에 게재한 게시글에서 "우리의 최고사령관이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는 무대에서 상상 속의 의자에 앉으려 하고 있다"라며 "불은 켜져 있지만 바이든은 정신이 나간 것 같다. 당황스럽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은 이후 삭제됐다.

일부 미국 우익 인사들은 이 영상공유하며 바이든이 기념식 도중 바지에 큰일을 본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 주장국내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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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이 공유된 미국 보수 정치평논가 데이브 루빈(Dave Rubin)의 엑스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6일 캡처.

그러나 이들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고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부추기는 조작된 영상이나 딥페이크 영상 등이 계속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81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78세이다.

문제 영상은 202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서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 국방장관이 연설을 하기 직전 상황을 담고 있다.

영국 일간지 The Times의 기념식 생중계 영상을 통해 음악 연주가 끝나자 의자에 앉으려던 바이든 대통령이 그때 바로 오스틴 장관 소개가 시작되자 몇 초간 행동을 멈췄다가 장관 이름이 호명되고 나서 의자에 앉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질 바이든 여사도 바이든 대통령을 따라 함께 착석하고, 곧이어 마크롱 대통령도 의자에 앉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영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자에 앉다가 잠시 멈추는 순간까지만 보여준다.

기념식에서 촬영된 사진을 통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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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서부 오마하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콜레빌-쉬르-메르(Colleville-sur-Mer)의 노르망디 미국 묘지 및 기념관에서 2024년 6월 6일 열린 2차 세계대전 디데이 연합군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브리지트 마크롱 프랑스 영부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의 모습 (POOL / Daniel Cole)

오스틴 장관에 이어 연단에 선 바이든 대통령은 디데이는 국제 동맹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가장 위협받고 있는 시기를 살고 있다"라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집단안보체제의 중요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미국의 나토 탈퇴를 거론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 영상과 관련하여 AFP는 백악관에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즉각 회신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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