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2023년 美 해군기지 위성사진에 파손 흔적 합성한 것

예멘의 후티 반군이 지난달 홍해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에 미사일 공격을 실시했다고 주장한 후, 사진 두 장이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인해 파손된 미 항공모함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은 2023년 4월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노퍽(Norfolk) 해군기지를 촬영한 구글어스 위성사진에 파손 흔적 모양의 스톡 이미지를 합성한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인한 전함 파손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6월 3일 "미항모 후티한테 줘터짐"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공유됐다.

게시글에 게재된 사진에는 비행갑판에 폭격을 맞아 생긴 듯한 큰 구멍이 뚫린 채 정박해 있는 항공모함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 하단에는 "난공불락의 갑판을 갖춘 USS 아이젠하워호가 후티 반군이 실수로 발사한 미사일을 영웅적으로 요격했다"라는 중국어 글귀가 달렸다.

이는 세계 최강 전함 중 하나로 알려진 아이젠하워호가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는 온라인 주장을 비꼬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진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업로드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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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20일 캡처.

사흘 전인 지난 5월 31일 후티 반군은 아이젠하워호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야히야 사리(Yahya Saree) 후티군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사이트 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과 영국이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를 공습해 민간인을 포함해 16명의 사망자와 4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보복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공격과 관련한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미 국방부는 아이젠하워호가 실제로 공격을 받았는지 즉각 밝히지는 않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예멘 대부분 지역을 점령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내세우며 홍해와 아덴만 인근을 지나는 미국과 영국 선박들에 미사일과 드론 폭격을 감행해 왔는데 이후 상선은 물론 군함에까지 공격을 확대했다. 

이에 대응해 미·영 해군 연합군은 해상 운송로 안전 확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후티 반군 근거지에 대한 직접 타격을 시작했다.

AFP는 후티 반군이 주장한 사상자 수를 직접 검증하기는 어려우나 사실이라면 이는 올해 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파손된 미 항공모함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루리웹, 디시인사이드 등을 비롯해 중국태국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사이에서도 널리 유포됐다.

그러나 미국 언론사 CBS News, Voice of America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아이젠하워호가 타격을 입었다거나 파손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조작된 사진

AFP는 문제 사진이 2023년 4월 10일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노퍽 해군기지를 촬영한 구글어스 위성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위성사진 속 항모 갑판에는 파손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다음은 문제 사진(좌)과 일치하는 구글어스 위성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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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좌)과 일치하는 구글어스 위성사진(우) 비교

한편,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에 보이는 파손 흔적은 미국의 스톡 이미지 웹사이트 셔터스톡에 게재된 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문제 사진(좌)과 좌우반전된 셔터스톡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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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좌)과 좌우반전된 셔터스톡 사진(우) 비교

이전에도 AFP는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과 관련된 허위 주장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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