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보수단체 집회 영상...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시위와 무관

한 영상이 지난 달 25일 열린 '채상병 특검법' 통과 촉구 시위를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4년 전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 모습을 담고 있으며, 채 상병 사건과는 무관하다.

문제의 주장은 5월 25일 "엄청난 인파!! '국민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짧뉴] 광화문 서울역 #짧은뉴스 #범국민 #촛불"이라는 문구와 함께 유튜브에 공유됐다.

약 20초 길이의 영상에는 "채 해병 특검 촉구 규탄 대회 참석 인파. 24. 5. 25"라고 상단에 표기돼 있고 서울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 집회 구호로 짐작되는 소리가 들리나 울림이 심해 명확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이 영상은 40만여 구독자를 보유한 '짧은뉴스'라는 유튜브 채널에 게재됐는데 조회수는 250만을 넘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재표결을 앞둔 주말인 지난 5월 25일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서울역과 숭례문 사이에서 해당 특검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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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유튜브 영상 스크린샷. 2024년 6월 14일 캡처.

해당 영상은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종토넷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널리 유포됐다. 

이들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이 5월 25일 채상병 특검법 집회를 촬영한 것으로 오해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 사용자는 "엄청 많이 나왔네"라고 썼고 또 다른 이용자는 "전국 해병대 전우회들 전부 다 들고일어났을 걸"이라고 남겼다.

"저렇게 모였는데 아무도 언론에서 안 비췄다고?", "언론통제라는 말로 부족한데" 등 언론이 왜 이런 대규모 집회를 보도하지 않는지를 묻는 댓글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4년 전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를 촬영한 것으로, 2024년 5월 25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 대회'와는 무관하다.

2019년 보수단체 집회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문제의 유튜브 영상과 유사한 영상이 채 상병 사건 발생 수년 전인 2019년 온라인에 게재됐음을 알 수 있었다.

조선일보는 2019년 10월 3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한국당 '광화문에 300만 모였다'... 광화문 집회 현장"이라는 제목으로 30초 분량의 영상을 공유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문제 영상(좌)과 조선일보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두 영상 속 일치하는 부분을 같은 색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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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유튜브 영상(좌)과 조선일보가 2019년 10월 3일 게재한 영상(우) 비교

영상 도입부에 "10월 3일 오후 2시 광화문 일대 '조국 사퇴' 보수 연합 집회"라는 문구가 등장하고, 21초 장면에 등장하는 빨간색 무대에 "문재인 타도! 조국 구속!"이라고 쓰여있는 것이 보인다. 

지난 2019년 10월 3일 광화문 일대에서는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들 주최로 '문재인 정권 심판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였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집회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사퇴를 표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번에 유포된 문제 영상은 과거 2020년에도 '코로나19 규제 반대 집회' 영상이라는 허위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유포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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