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백신 보급 전부터 모성사망률 증가... 백신이 오히려 임산부 보호해'
- 입력 월요일 2024/03/3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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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iel FUNKE, AFP 미국, AFP 한국
- 번역 및 수정 Hailey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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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3월 24일 "충격적인 사실: 미국 임산부들은 이제 놀라운 속도로 죽어가고 있습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아래는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왜? 코로나19 주사를 보지 마세요."
"미국에서 산모 사망이 급증했는데 CDC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게시글에는 미국 심장병 전문의 피터 맥컬로우(Peter McCullough) 박사가 2023년 3월 발표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에 대해 언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미국에서 1205명의 임산부가 숨졌는데 이는 직전 연도인 2020년 사망한 임산부 861명에 비해 40퍼센트가량 높은 수다.
동영상에서 맥컬로우 박사는 "임신한 여성들이 자궁 안에 아기와 함께 죽어가고 있다"라며 "그 보고서에는 코로나에 대한 언급도 백신에 대한 언급도 없고 단순히 임신한 미국의 어머니들이 급속도로 사망하고 있다는 나쁜 소식만을 전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AFP는 이전에도 맥컬로우 박사가 유포한 백신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바 있다.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다음 카페 등에서도 공유됐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 페이스북, 틱톡 등을 통해 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졌다.
코로나19 백신은 보급 첫 해에만 잠재적으로 약 2000만 명의 사망자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백신이 임산부나 유아에게 해롭다는 허위 주장이 과거에도 수차례 제기됐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미국 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이 2년째인 2021년 미국에서 임신 중에 숨기저나 출산 후 42일 이내에 사망하는 여성의 수가 급증하면서 모성사망률이 196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이었으며 인종별로는 흑인 임산부의 사망률이 백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병원 심장병 전문의 사디야 칸(Sadiya Khan) 심혈관 전염병학 교수는 3월 21일 AFP와 서면인터뷰에서 미국 모성사망률은 백신 보급 전부터 이미 증가하기 시작했고, 보급 이후에도 증가 추세가 지속됐다며 "급증 원인이 코로나19 백신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코로나19 백신은 임산부들에 보호 기능이 있고 권장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닉 스피넬리(Nick Spinelli) CDC 대변인도 3월 22일 AFP에 같은 의견을 전하며 "임신 중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안전하다"라고 강조했다.
모성사망률 급증 원인
미국 전문가들은 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 인구 노화, 기저질환 그리고 팬데믹 상황이 더해지면서 모성사망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의 2022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에 발생한 모든 모성사망 사례 중 4분의 1 가량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관련이 있었으며, 2023년 1월 실시된 메타분석 결과 코로나에 감염된 임산부는 비감염 임산부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약 7배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한편 미국산부인과학회 이팟 어바시(Iffath Abbasi) 당시 회장은 2023년 3월 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 팩데믹은 모성사망률에 엄청나고 비참한 영향을 미쳤다"라면서도 "하지만 그 이전부터 이미 임산부 사망 위기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아카이브 링크).
세계보건기구 데이터는 미국 모성사망률이 1990년대 이래로 꾸준히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아카이브 링크).
칸 교수는 2024년 3월 공동저술 논문에서 미국 모성사망률이 2014년과 2021년 사이에 거의 두 배가 됐고 증가폭은 2019년과 2021년 사이에 가장 컸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미국의사협회(AMA)는 "임신 전, 임신 중, 출산 후 의료보험 혜택 부족, 우수한 전문가팀 부재, 지방 및 도시 지역 산부인과 폐쇄" 등이 임산부 사망 급증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봤다.
또한 "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 기저 만성 질환, 구조적 인종 차별과 내재적 편견" 등을 이유로 미국 전체 임산부 사망에서 흑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나이도 모성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인구통계자료에 의하면 임산부의 중위연령이 1990년 27세에서 2019년 30세로 올랐는데, 2021년에도 모성사망률이 나이에 비례한 것으로 NCHS는 2023년 보고서에서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미국 예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모니크 레인포드(Monique Rainford) 부교수는 2023년 5월 본인 블로그에 "나이가 들면 건강상 위험도 더 커진다. 따라서 나이가 많은 임산부일수록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나아가 칸 교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모성사망률이 증가했고 그중 25세-34세 여성들 사이에서 모성사망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칸 교수는 "임산부 나이가 모성사망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위험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몇 년간 특히 35세 미만의 젊은 층에서 모성사망률이 빠르게 증가한 데에 어떤 다른 요인들이 작용했는지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2024년 3월 18일 자 보도자료에서 언급했다 (아카이브 링크).
칸 교수의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질환이 임산부의 주된 사인으로 파악됐다 (아카이브 링크).
코로나 백신 인과성
세계보건기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미국산부인과학회, 미국모태의학학회는 모두 임산부에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여기).
미국산부인과학회는 공식 웹사이트에 "임신 중 중증 질환에 걸리거나 사망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임산부들이 코로나19 예방접종 1, 2차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여러 연구논문을 인용하며 "코로나 백신이 임산부 본인과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밝혀진 바 없다"라고 부연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한편 예방접종 후 보고된 이상사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온 CDC는 백신을 맞을 경우 "코로나19 외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비접종자에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AFP는 이 외에도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허위 주장들을 검증해 왔다. 관련 기사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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