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hoto illustration shows the logo of cryptocurrency FTX, reflected on a laptop screen ( AFP / Stefani Reynolds)

FTX, 우크라이나 기부금 빼내 美 민주당에 기부했다? 구체적 증거 없는 허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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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산한 세계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우크라이나에 기부할 목적으로 모금한 자금 일부를 미국 민주당 측에 기부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관련 공식 기록에 따르면 이는 구체적 증거가 없는 허위 주장이다. 미국이 조성한 우크라이나 원조금은 제3자를 통해 전달되며, 사용처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된다. 우크라이나 원조를 위해 FTX와 함께 일했던 파트너사들은 모두 해당 주장을 부인했다. FTX의 CEO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단체 측에 기부금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FTX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11월 15일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FTX 우크라이나 기부금 빼내 민주당에 기부했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2022년 11월 21일 캡쳐.

이 주장은 "라이브트레이딩뉴스"라는 온라인 매체의 기사와 함께 공유됐다. 아래는 해당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FTX가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암호화폐 기부를 목적으로 지난 3월 개설한 플랫폼 '에이드 포 우크라이나(Aid for Ukraine)'가 일부 자금을 미국 정가의 기부 용도로 미국으로 송금했다고 라이브트레이딩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게이트웨이 펀딧(Gateway Pundit)을 인용해 "FTX 설립자 SBF는 우크라이나 전쟁 기부금을 받는 자신의 회사를 설립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들어온 수 십억 달러의 자금을 세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원조를 보낸 민주당 정치인들은 FTX를 통해 기부금 형태로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도 이 매체는 주장했다."

라이브트레이딩뉴스가 인용한 게이트웨이 펀딧은 미국이 조성한 우크라이나 원조금 중 상당 부분이 FTX를 통해 민주당 측에 전달됐다며, FTX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가상화폐 모금을 위해 제작한 "Aid for Ukraine"이라는 웹사이트가 자금을 민주당 쪽으로 빼돌리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주장은 세계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한 뒤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되기 시작했다.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미국 민주당 측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

같은 주장이 디시인사이드, 다음 카페에도 공유됐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4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한 것을 시작으로 군사 원조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지원을 시행한 바 있다.

이 중 일부는 러시아 소유 요트 및 기타 재산 몰수, 유럽 주둔 미군 역량 강화 등의 목적으로 승인됐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마크 칸시안(Mark Cancian) 선임 연구원은 미국 의회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서 의회가 승인한 680억 달러의 원조에서 약 100억 달러가 지출됐다고 집계했다.

칸시안 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원조에는 장비와 물자, 인도적 지원,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 작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포함됐다.

미국 국방성은 2022년 11월 10일 발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약 193억 달러가량의 안보 분야 원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해당 원조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이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조 대부분은 군사 장비와 물자 원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훈련, 보수 및 유지"를 위한 추가 자금도 포함됐다.

국방성은 9월 보고서에서 원조금 사용처 기록에서 몇몇 결점이 발견되었다고 시인한 바 있지만, 전용 등의 악용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원조금 사용처에 관한 내용은 미국 국무부가 내놓은 이 문서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한편 미국 국제개발처(U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역시 발표를 통해 올해 추가적으로 우크라이나 원조에 사용된 85억 달러가 "의료, 교육 및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공공 서비스 분야"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원조금은 세계은행을 통해 집행되었고, 사용처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 국제개발처의 설명이다.

칸시안 연구원은 "원조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직접 전달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이루어진다"라며 "인도적 지원의 상당 부분은 구호단체로, 군수품 지원은 계약 업체에 전달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더해 "이론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한 원조금이 일부 전용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내용을 담은 보고는 보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기부

2022년 3월 문을 연 Aid for Ukraine는 방문자들이 가상화폐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기부할 수 있도록 돕는 웹사이트다.

해당 웹사이트는 FTX가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Ministry of Digital Transformation)와 우크라이나 블록체인 기업인 에버스테이크와 함께 설립했다.

웹사이트 측은 2022년 11월 15일 발표를 통해 소셜미디어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웹사이트는 "2022년 3월 초 가상화폐 기부금을 명목화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FTX를 몇 번 사용한 것이 전부이고 모든 기부금 내역은 우크라이나 국립은행 측으로부터 확인받았다"라며 "6천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 중 5.4천만 가량이 인도적, 군사적 원조를 위해 사용됐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도 2022년 11월 14일 트윗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받은 원조금이 민주당 쪽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의 알렉스 보르냐코프(Alex Bornyakov) 부장관은 "우크라이나는 FTX 측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라며 "우크라이나가 FTX에 투자했고 FTX가 일부 금액을 민주당 쪽으로 빼돌렸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오픈 시크릿(OpenSecrets)은 FTX의 설립자 뱅크먼 프리드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단체에 큰돈을 기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FTX를 통해서가 아닌 개인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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