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021년 의례 행사 카펫 색 붉은색에서 라벤더색으로 변경... 변경 전후 촬영된 사진을 이용한 사실 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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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을 방문하는 해외 정상 환영 행사에서 각기 다른 카펫 색을 사용해 차별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은 사우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문 시에는 붉은색 카펫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방문 시에는 보라색 카펫을 사용해 환영 행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하지만 사우디는 2021년 공식 의례 행사에 쓰이는 카펫 색을 붉은색에서 라벤더색으로 바꾸는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사진은 해당 발표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총리의 사진은 발표 이후에 촬영된 것이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7월 17일 "사우디의 손님맞이 방법 - 대놓고 차별하기"라는 글귀와 함께 다음 카페에 공유됐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다음 카페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7월 20일 캡쳐.

이 주장은 총 4장의 사진과 함께 공유됐는데 첫 번째 사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피예를 착용한 인물들과 함께 붉은색 카펫 위를 걷는 모습이, 두 번째 사진에는 보라색 카펫이 깔린 공항에서 진행된 행사로 보이는 장면이 등장한다.

첫 번째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 맞이할 때는 빨간색 카펫", 두 번째 사진에는 "바이든 맞이할 때는 보라색 카펫"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다음 카페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7월 20일 캡쳐. ( AFP / )

한편 세 번째 사진에는 붉은색 카펫이 깔린 공항에서 카피예를 착용한 인물들에게 환대받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 네 번째 사진에는 카피예를 착용한 인물과 함께 보라색 카펫 위를 걷는 존슨 총리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사진들에는 "푸틴과 보리스 존슨의 차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문제의 주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시점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되기 시작했다.

유사한 주장이 영어권 페이스북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은 여기, 여기,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사우디는 2021년 5월, 공식 의례 행사에 쓰이는 카펫 색을 붉은색에서 라벤더색으로 바꾸는 조치를 발표했다.

아래는 당시 사우디 정부 발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라벤더는 중요한 문화적, 문명적 의미를 지니는 색이다. 이 색은 매년 봄 테우크리움 올리베리아눔과 바질 등의 식물들로 인해 마치 라벤더색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사우디 왕국의 사막 및 고원과 잘 어우러지며, 왕국이 지닌 환영의 메시지와 왕국의 국토와 시민이 동등함을 잘 반영해주는 상징적인 색이다."

당시 사우디의 의례 행사 카펫 색 변경과 관련된 결정은 Saudi Press Agency (SPA), 더 내셔널, 알 아라비아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사진은 해당 발표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총리의 사진은 발표 이후에 촬영된 것이다.

바이든 사진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바이든 관련 사진이 미국 방송국 C-SPAN의 2022년 7월 15일 자 보도의 한 부분을 캡쳐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해당 사진과 일치하는 장면은 C-SPAN 영상의 10분 35초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C-SPAN의 영상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아래는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C-SPAN 영상에서 일치하는 부분의 스크린샷(우)을 비교한 것이다.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C-SPAN 영상에서 일치하는 부분의 스크린샷(우)을 비교

트럼프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미국 ABC News가 2017년 5월 20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사진과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사우디가 카펫 색과 관련된 새 정책을 도입하기 이전의 일이다.

해당 사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 일정의 일환으로 사우디에 도착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해 방문했다.

아래는 잘못된 사진과 함께 공유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좌)과 ABC News가 트위터에 게시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잘못된 사진과 함께 공유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좌)과 ABC News가 트위터에 게시한 사진(우)을 비교.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은 이스라엘 타임스, 가디언 등 여러 해외 언론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푸틴 사진

별도의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푸틴 대통령의 사진이 중동 방송국 알아라비아의 2019년 10월 14일 자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역시 사우디아라비아가 카펫 색과 관련된 새 정책을 도입하기 전의 일이다.

알 아라비아 기사에 실린 사진에는 :푸틴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12년 만에 첫 방문"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아래는 다음 카페에 공유된 푸틴 대통령의 사진(좌)과 알 아라비아 기사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다음 카페에 공유된 푸틴 대통령의 사진(좌)과 알 아라비아 기사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

AFP가 당시 푸틴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현장을 촬영한 영상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존슨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다음 카페에 공유된 존슨 총리의 사진이 로이터의 2022년 3월 16일 자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사우디가 카펫 색 관련 정책을 바꾼 후의 일이다.

로이터의 사진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22년 3월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회담에 앞서 맞이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아래는 다음 카페에 공유된 존슨 총리의 사진(좌)과 로이터 기사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다음 카페에 공유된 존슨 총리의 사진(좌)과 로이터 기사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

AFP 역시 당시 존슨 총리의 사우디 방문을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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