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풍자를 목적으로 2020년에 제작됐다

한 영상이 1956년에 제작된 것이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예언했다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 영상에는 “2020년 무렵, 살인적인 바이러스가 아시아 어딘가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영상 제작자는 AFP 측에 해당 동영상은 코로나19 관련 거짓 정보를 풍자하는 목적으로 2020년에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동영상은 “1956년에 제작된 팬데믹 예언 영상. 2020년도 정확히 맞췄을 뿐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 딱 맞아떨어짐”이라는 글귀와 함께 2021년 5월 31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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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6월 2일 캡쳐.

1분 2초 분량의 이 흑백 영상에는 “1956년에 만들어진 영상. 코로나바이러스 정보 포함. 필수 시청”이라는 글귀가 삽입돼 있다. 

다음은 영상 전반에 걸쳐 나오는 해설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치명적이고 잠재적인 파괴력을 지닌 질병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2020년가량 아시아의 어딘가에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질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에서는 동일한 영상이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네이버 블로그 등에도 공유됐다.

또한 호주, 네덜린드,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인도 등 여러 국가의 패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공유됐으며, 유튜브에서도 124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영상은 1956년에 제작된 것이 아니며 풍자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키워드 검색 및 이미지 역 검색을 통해 해당 영상이 2020년 2월 29일 유튜브 “RamsesThePigeon”라는 이름의 채널에 게시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작가이자 풍자가 맥스 패트릭 슐링거(Max Patrick Schlienger)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그가 게시한 유튜브 영상에는 “그래, 내가 이걸 만든 이유는 2월 29일에 영상을 올리고 싶어서였다.”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2020년 2월 29일은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윤일(閏日)이었다. 

그는 이에 더해 “영상에 사용된 자료는 Archive.org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터넷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Archive.org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해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다.

슐링거는 2020년 9월 30일 AFP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기 시작할 무렵 생겨난 반과학적인 사고와 음모론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더해 “코로나19가 대체로 무해한 바이러스며 이에 대한 대응이 과장됐다는 등 당시 유행하던 거짓 정보를 풍자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누구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저작물, 1950년대 광고와 공포 영화 등”을 수집해 제작했으며, 영상 속 해설은 본인이 직접 쓰고 녹음했다는 것이 슐링거의 설명이다. 

슐링거는 제작에 사용된 영상의 일부를  AFP 측에 제공했는데, 원본 영상 2분 56초 부분에 쓰인 장면은 1949년 영화 “태도와 건강(Attitudes and Health)”에서 볼 수 있으며, 1분 34초가량 나오는 장면은 1950년 영화 “감기를 줄이자(Let’s Have Fewer Colds)”에 등장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주요 장면을 이용한 이미지 역 검색을 통해 영상 57초쯤부터 시작되는 장면 역시 1966년 영화 “비서: 평범한 날(The Secretary: A Normal Day)”에서 가져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시에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몇 개월 사이 전 세계로 급격히 퍼져나갔고,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이를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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