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미지는 1974년 영화 '제4의 종말'의 포스터를 조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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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1963년 개봉했다는 주장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발생이 이미 과거에 계획된 것이라는 뉘앙스로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주장이 인용한 영화 포스터 이미지는 1974년 영화 "제4의 종말"의 포스터를 조작한 것이다.

문제의 이미지는 2022년 1월 17일 "1963 영화 오미크론"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문제의 이미지가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월 17일 캡쳐. ( AFP)

이 주장은 "Omicron오미크론 (1963) 외계인이 지구를 장악하기 위한 영화, 계획 영상물"이라는 제목의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주소와 함께 게시됐다.

포스터 속에는 "Omicron Variant"라는 영어 제목 하단에 "영화 '오미크론 변이', '지구가 묘지로 바뀐 날'"이라는 한국어 문구가 삽입돼 있다.

동일한 포스터와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여기여기에도 공유됐다.

해당 이미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21년 11월 26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으로 지정한 이후부터 공유됐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 세계로 확산하며 미국프랑스 등 다수의 국가에서 코로나19의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해당 포스터는 조작된 것이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에 사용된 원본 이미지가 1974년 제작된 영화 "제4의 종말(Phase IV)"의 스페인어판 포스터와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당 포스터는 영화 포스터를 판매하는 웹사이트와 공상과학 및 공포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에도 게시됐다.

공상과학 및 공포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abandomoviez.net에 게시된 Phase IV 포스터 스크린샷. 2021년 12월 2일 캡쳐.

해당 영화를 촬영한 감독 솔 베스(Saul Bass)는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의 영화 "현기증(Vertigo)", "싸이코(Psycho)";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의 영화 "케이프 피어(Cape Fear)", "카지노(Casino)" 등의 포스터와 엔딩 크레딧을 제작한 바 있다.

베스가 감독으로서 제작한 유일한 작품인 "제4의 종말"은 1975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시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다음 영화에 "제4의 종말"이 "우주에서 발생한 기이한 현상으로 인해 개미들 세계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구는 결국 개미들로 인해 종말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라는 줄거리로 소개됐다.

마요 사이먼(Mayo Simon)이라는 작가가 집필한 해당 영화의 대본에서도 바이러스 및 바이러스 변이에 관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별도의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이미지가 2021년 11월 28일 베키 치틀(Becky Cheatle)이라는 아일랜드 작가 및 감독의 트윗에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치틀 감독은 AFP와 교환한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해당 영화 포스터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치틀 감독은 "오미크론 변이라는 명칭이 마치 1970년대 공상과학 영화 제목 같이 들려서 이를 풍자하기 위해 [조작 포스터를 제작했다]"라며 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이를 실제 포스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고, 나 역시 [코로나19] 백신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 12월 1일 게시한 트윗을 통해서도 해당 포스터가 조작된 것임을 재차 밝혔다.

1963년 영화 "오미크론"

온라인상 여러 영화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라는 제목의 영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IMDb에서 이탈리아의 우고 그레고레티(Ugo Gregoretti) 감독이 1963년 제작한 "오미크론"이라는 영화를 찾을 수 있었는데, IMDb는 이 영화를 "자신의 종족이 지구를 정복할 수 있도록 한 외계인이 인간의 몸을 점령해 지구에 대해 배워간다"라는 줄거리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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