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rse Catherine Serrano draws a dose of the Moderna Covid-19 vaccine at Humber River Hospital in Toronto, Ontario on March 23, 2021 ( Getty / AFP / Cole Burston)

캐나다 연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62%에서 혈전 증세 발견했다? 전문가 '과학적 근거 부족한 연구'

캐나다의 한 의사에 의해 진행된 연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62%로부터 혈전 증세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당 의사의 연구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동료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8월 8일 "COVID19 백신 접종자의 62%에서 혈전 발견"이라는 글귀와 함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됐다.

이 주장은 "Natural News"라는 해외 웹사이트의 게시글 스크린샷과 함께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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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8월 12일 캡쳐. ( AFP)

다음은 Natural News의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경고: 한 의사에 따르면 mRNA 백신이 심장 질환을 일으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을 죽일 것'이며 62%의 백신 접종자들에게서 혈전 증세가 발견됐다."

해당 게시글은 주장의 근거로 캐나다에 거주하는 찰스 호프(Charles Hoffe)라는 의사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다.

호프 박사는 mRNA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디다이머(D-Dimer) 검사를 진행해본 결과 62%에서 미세한 혈전 증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설명에 따르면 디다이머 검사는 정맥혈전색전증, 심혈관질환, 혈전 질환, 파종혈관내응고의 진단 및 추적관찰을 위해 사용된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프랑스혈관의학협회(French Society of Vascular Medicine)의 마리-앙투아네트 세베스트르-피에트리(Marie-Antoinette Sevestre-Pietri) 회장은 2021년 7월 15일 AFP 측에 "백신 접종 후 종종 염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염증 반응으로도 디다이머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것[높은 디다이머 수치]이 반드시 혈전 발생의 증거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파리에 위치한 조르주-퐁피두병원(Georges-Pompidou Hospital) 혈액학과 소속인 니콜라스 겐드론(Nicolas Gendron) 박사 역시 같은 의견이다.

그는 2021년 7월 20일 AFP 측에 "디다이머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혈전증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혈전증 여부] 확인을 위해 CT 검사와 같은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혈액학협회(The French Society of Hematology)도 2021년 7월 19일 "혈중 디다이머 수치는 나이가 들며 증가하기도 하고, 임산부 혹은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양성 질환 등 다양한 병리학적 상황에서도 증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호프 박사의 연구가 동료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으며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 역시 공개된 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랑스혈액학협회는 "호프 박사의 연구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제대로된 '사례 기반 연구'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프랑스혈관의학협회 세베스트르-피에트리 회장도 "호프 박사가 누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라며 "만약 연구 참가자들이 75세 이상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면 디다이머 수치는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더해 "연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된 바 없으며 연구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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