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적십자 'mRNA 백신 접종 48시간 후 헌혈 가능'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헌혈이 금지됐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들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자의 혈액 수혈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일본의 한 논문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백신 접종자 헌혈 금지 조치를 시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백신 반대론자로 알려진 인물이 공동집필한 이 보고서는 동료심사 등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예비논문이다. 일본 적십자사는 mRNA 백신 접종 후 48시간이 지나면 헌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3월 27일 "일본 백신 접종자 헌혈 금지 (공식 논문)"이라는 제목으로 티스토리 블로그 게시글에 공유됐다.

블로그 작성자는 "일본 최고 과학자들로 구성된 팀이 코로나19 mRNA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오염된) 혈액을 기증하는 것을 금지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는데, 관련 논문이 2024년 3월 15일 승인됐다"라며 "유전자 백신 접종자의 혈액 제품 수혈에 대한 우려 및 구체적인 대책 제시"라는 제목의 한 예비논문을 공유했다.

이어서 "일본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혈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일본 정부에 백신 접종자의 헌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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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티스토리 블로그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4월 30일 캡처.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등에 공유됐고 영국, 프랑스, 태국 등 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유포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일본 적십자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도 헌혈이 가능하다 (아카이브 링크).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맞은 경우에는 48시간이 경과한 후에 헌혈을 할 수 있다.

미검증 예비논문

티스토리 게시글에 인용된 예비논문의 필진은 mRNA 백신과 같이 유전물질 기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혈액을 수혈할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 오염" 등 여러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 보고서는 학술지에 출판되지 않은 예비논문 공유 사이트인 Preprints.org에 게재됐는데, 2024년 3월 14일 투고한 지 단 하루 만에 승인돼 3월 15일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보고서 상단에는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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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prints.org 스크린샷 (Hailey JO)

일반적으로 논문은 학계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아 내용을 수정·보완하는 공개적 절차를 거친 후 해당 학술지 편집위원회가 게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때문에 학술지 게재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고노 타로 전 외무상은 이 논문 필진인 후쿠시마 마사노리 교토대학 명예교수에게 "백신 반대 선동가" 노릇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혈액 수혈 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은 미국에서 예방접종이 시작된 2020년 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에는 "백신에 함유된 스파이크 단백질과 독성 물질이 수혈자에게 전달된다"는 괴담이 퍼지기도 했는데, 당시 미국 적십자사는 AFP에 백신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성분은 백신 접종자의 혈관에 잔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가능

한편 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면 금지됐다는 주장도 온라인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일본 정부의 공식 연구에서 돌연사 급증과 코로나 백신과의 연관성이 밝혀져 예방접종이 금지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2024월 4월 30일 기준으로 일본 정부는 고위험군에 한해 코로나19 백신을 계속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은 지난달 31일 종료됐으나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예방접종비 본인 부담으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4년 4월 3일 발표에 따르면 지방정부들은 올 가을·겨울부터 65세 이상 고령층과 60~64세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카이브 링크). 

백신과 무관한 인구 감소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일본의 인구가 줄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일본은 2021년 2월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반면 일본 인구는 그보다 11년 전인 2010년 1억 2800만명으로 정점으로 찍은 후 감소세가 이미 시작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전에도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해 초과사망이 발생했다는 식의 주장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유포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들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검증한 바 있다.

아래는 1960년도부터 2022년도까지 일본 인구 변화를 나타낸 세계은행 자료를 캡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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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22년까지 일본의 인구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세계은행 (World Bank))

백신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온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중증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백신의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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