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당국 '2017년 5월 영상... LNG 수출 중단 경고한 적 없어'

한 영상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을 멈추지 않으면 천연가스 대외 수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는 카타르 국왕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17년 5월 도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관련 발언을 하는 카타르 국왕을 촬영한 것으로,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무관하다. 카타르 당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카타르가 천연가스 수출 중단을 경고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10월 14일 "카타르 당국은 팔레스타인 지원의 일환으로 전 세계적인 가스 부족 현상을 일으키겠다고 위협.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 '가자 폭격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 세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Tamim bin Hamad Al Thani) 국왕이 단상에서 아랍어로 연설하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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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10월 23일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수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는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알려져 있다 (아카이브 링크).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여기, 그리고 디시인사이드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17년 촬영된 것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무관하다.

2017년 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영상이 2017년 5월 14일 카타르 국영 방송 알자지라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 설명에 따르면 이 영상은 2017년 5월 열린 제17대 도하 포럼 당시 촬영된 것으로, 팔레스타인 난민 사태와 관련된 발언을 하는 타밈 국왕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에는 타밈 국왕이 "현재의 난민 사태는 인종, 민족, 종파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발생한 지역 분쟁, 내전, 강제 이주 작전의 결과물이다"라며 "그중에는 요즘 자주 언급되는 1948년 팔레스타인 강제 이주 사건과 같이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있다"라고 발언한다.

그는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는 그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축출되면서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며 연설을 이어간다.

영상 그 어디에서도 천연가스 수출과 관련된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타밈 국왕이 천연가스 수출 중단을 경고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도나 공식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카타르 당국은 2023년 10월 16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해당 주장은 카타르를 음해하려는 허위 사실의 사례로 보인다"라며 "카타르는 [LNG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할 가능성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카트르는 LNG 수출을 비롯한 경제적 사안을 정치도구화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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