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2023년 2월 서안 지구에서 촬영된 것으로, 하마스 사령관 검거 사건과는 무관하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무력 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진 한 장이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생포한 하마스 해군 사령관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하마스 해군 부사령관 검거를 발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진은 하마스 공격 수개월 전인 2023년 2월 촬영된 것으로,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테러 혐의자를 검거하는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10월 9일 "속보)이스라엘 특수부대, 남부 하마스 부사령관 체포"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인물이 손이 묶인 채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이끌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주장은 하마스가 유대교 안식일인 10월 7일 새벽 기습 공격을 단행하면서 시작된 무력 충돌로 인해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에서 각각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imes of Israel)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의 기습 공격 하루 뒤 이스라엘 방위군은 성명을 통해 특수부대 사야텟 13(Shayetet 13)이 하마스 해군 남부 부사령관 무함마드 아부 갈리(Muhammad Abu Ghali)를 생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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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10월 11일 캡쳐.

사야텟 13(제13전대)은 이스라엘 해군 소속 특수 정찰 부대로, 해상 침입, 대테러, 인질 구출 등 각종 특수작전을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 여기여기에도 공유됐다.

이스라엘군이 아부 갈리의 체포를 발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진은 2023년 2월 서안지구에서 촬영된 것으로, 하마스 사령관 검거 사건과는 무관하다.

서안지구 작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이 이스라엘 현지 언론 Ynet의 5월 6일 자 보도에 실린 9장의 사진 중 하나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기사에 따르면 이 사진들은 서안지구 일대에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사야텟 13의 모습을 이스라엘 사진작가 지브 코렌(Ziv Koren)이 촬영한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Ynet 기사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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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사진(좌)과 Ynet 기사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사진에는 "안으로 침투하여 나포한 적군 선박 (사진: 지브 코렌)"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동일한 사진이 4월 29일 코렌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작전 수행 중인 사야텟 13.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이스라엘 해군 특수부대의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됐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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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렌 사진작가의 사무실 매니저 하다스 루소(Hadas Ruso)는 10월 11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사진이 최근 검거된 하마스 해군 부사령관의 모습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루소가 제공한 코렌 작가의 사진 설명에 따르면 사야텟 13은 2022년 3월 31일부터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수개월간 '브레이크워터(Breakwater)'라는 암호명의 대테러 작전을 수행했는데, 이 사진은 그 일환으로 2023년 2월 2일 진행된 적군 선박 나포 작전 당시 부대원들이 테러 혐의자를 검거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와 미국 NPR 등 해외 언론에 의하면 브레이크워터 작전은 이스라엘군이 2022년 3월부터 약 1년간 서안지구 내 이슬람 테러 조직을 섬멸하는 목적으로 펼친 대규모 작전이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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