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님... 노벨위원회 '수상 후보자는 비공개가 원칙'

2023년 노벨평화상 수상을 앞두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이 미국 대학 강의 도중 윤석열 대통령을 유력 후보로 지목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주장과 공유된 사진은 미국 한 대학교 강연에 나선 에즐 토예(Asle Toje)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해당 강연을 촬영한 영상 그 어디에서도 윤 대통령과 관련된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노벨위원회는 시상 전 후보 명단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10월 5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 공유된 사진 속 토예 위원 모습 옆에 삽입된 말풍선에는 "문재인의 가짜평화 단절하고 워싱턴선언 이끌어낸 윤석열이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사진 하단에는 "미국서 열린 노벨상 위원회장 강의. 입 마르게 윤 대통령 치적 찬사"라는 문구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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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10월 6일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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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선언은 지난 4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선언으로,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신설,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대북정책 및 안보관을 비판하기 위해 "가짜 평화"라는 수사를 여러 차례 사용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주관단체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로, 노르웨이 의회가 임명하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월 6일 이란 여성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Narges Mohammadi)가 2023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노벨위원회는 시상 전 후보자 명단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 심사 원칙을 고수하므로,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벨위원이 윤 대통령을 후보로 지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대학 강연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사진이 미국 소카 대학교(Soka University of America) 웹사이트에 게시된 2월 14일 자 기사에 실렸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기사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1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소카 대학교의 초청으로 국제적인 핵비확산 운동 관련 강연에 나선 토예 위원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강연 내용은 소카 대학교가 2월 28일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약 1시간 분량의 영상에는 토예 위원이 노벨평화상의 의의와 핵비확산에 관해 강연을 진행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아카이브 링크).

문답 과정에서 북한 핵개발이 몇 차례 언급되지만 영상 어디에서도 윤 대통령과 관련된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한편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윤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50년 간 비공개

과거에도 토예 위원이 나헨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지명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된 적이 있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노벨상 후보자는 50년 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관련 심사 자료 등도 비밀에 부쳐진다고 설명했다.

노벨상 수상자격 관련 정보는 위원회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위원회에 제출된 후보 명단은 규정에 따라 최소 50년간 비공개로 유지되지만, 추천인 측에서 어떤 후보를 추천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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