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2012년 이스라엘에서 촬영된 것으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무관하다

한 영상이 러시아 군인에게 소리치는 우크라이나 소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영상은 2012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에서 촬영된 것으로, 팔레스타인 활동가 아헤드 타미미(Ahed Tamimi)가 이스라엘 군인과 대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3월 1일 "우크라이나 어린소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너희 나라로 가'"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약 14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한 소녀가 무장을 한 군인에게 소리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러시아 병사와 우크라이나 소녀"와 "너네 나라로 가 이 새끼야!"라는 자막이 삽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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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3월 2일 캡쳐.

이 영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2022년 2월 24일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되기 시작했다.

동일한 영상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은 2012년 이스라엘에서 촬영된 것으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무관하다.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영상이 2012년 12월 24일 유튜브에 게시된 한 영상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튜브 영상에는 "용감한 팔레스타인 소녀 아헤드 타미미 대 군인: 우리 오빠는 어디 있나요?"라는 설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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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유튜브 스크린샷. 2022년 3월 28일 캡쳐.

2012년 당시 11세였던 타미미가 군인에게 소리치며 주먹을 흔드는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을 다수의 언론 매체 보도했고, 이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타미미는 같은 해 터키의 레젭 타입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총리와 접견을 가지기도 했다.

이 영상은 영국의 BBC더 미러(The Mirror) 등 언론 매체의 보도에도 소개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영유권을 두고 50년가량 분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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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가 2019년 촬영한 팔레스타인 활동가 아헤드 타미미 ( AFP)

AFP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으로 불리는 타미미는 2018년 서안지구에 위치한 자신의 저택 앞에서 이스라엘 군인 2명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찬 혐의로 8개월간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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