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中 공자학원' 66개 폐쇄 결정? 美 언론 보도 잘 못 인용한 것…독일 내 공자학원 19개뿐

문제의 주장은 2020년 11월 23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잘한다 독일. 전차군단이여 오랑캐들을 밟아버려.”

게시글 속 사진은 미국 NTD Korea 방송국의 보도를 스크린샷한 것으로, “메르켈 정신 차렸나?... ‘공자학원’ 66곳 폐쇄”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취지로 설립된 교육기관으로, 일부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는 총 541개의 공자학원이 세계 곳곳에 설치돼있다.

최근 미·중 간 외교 갈등이 악화되는 가운데 지난 8월 미국은 공자학원을 ‘외교사절단’으로 지정하고, “미국 내에서 중국의 국제적 선전과 악의적 영향력 행사 운동을 실행하는 단체…중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중국 공산당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선전 활동을 펼치는 조직”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비슷한 주장은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 여기와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로 보기 어렵다.

원본 사진 출처

키워드 검색 결과 온라인상 공유된 사진은 미국 NTD Korea의 2020년 11월 20일 방송을 스크린샷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방송은  NTD Korea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다음은 영상 속 보도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2020년까지 서방 대학 63곳, 정부 2곳, 교육국 1곳이 공자학원과의 협력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미국은 그중에서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올해말까지 모든 대학에서 공자학원을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공자학원을 ‘외국정부대행기관’으로 지정했습니다.

“독일도 행동에 나섰습니다. 함부르크 대학은 공자학원과 협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07년에 체결된 협약은 2020년 12월 31일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공자학원과 협약을 종료하는 “대학 63곳, 정부 2곳, 교육국 1곳”이 모두 독일 내에 설립된 시설이라는 내용은 보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한편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는 지난 2020년 7월 28일,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함부르크대 성명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함부르크대학교의 공자학원 연합회 탈퇴 관련 공지.

“함부르크대학교 총장은 ‘함부르크대학이 공자학원 연합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총장은 공자학원 본부가 2023년까지 연장된 함부르크대학과 공자학원의 협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대학 측은 공식적인 협약 해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독일 내 공자학원

공자학원 본부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독일 내에는 66개가 아닌 총 19개의 공자학원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역시 2020년 9월 21일 기사에서 독일 내 공자학원 수는 총 19개라고 보도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독일 자유민주당(FDP)이 독일 내 19개 공자학원을 전면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지만, 최근 이와 관련된 진행 상황이 보도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