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시위 취재한 JTBC기자에 대한 '중국인' 허위루머

2026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는 선관위의 부실 행정을 비판하는 학생들부터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단체까지 다양한 참여자가 모였다. 그러나 시위 현장은 경찰관이나 취재 기자 등을 중국인으로 몰아세우며 공격하는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기도 했는데, 특히 한 기자는 사실 '중국인'이라거나 경찰복을 입고 시위 현장을 돌아다녔다는 루머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AFP 취재 결과 해당 여성은 한국 시민이자 7년 차 JTBC 기자로 확인됐고,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 분석에서도 경찰복을 착용한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2026년 6월 6일 X(구 트위터)에는 "사복경찰들에게 끌려가는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인가요?"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 여성이 군중 속에서 이리저리 밀쳐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경찰복 입었다가, JTBC 기자라고 했다가… 얼굴은 중국인처럼 생겼고, 정체가 뭔가요?"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글은 이 여성이 한 경찰관 옆에 선 채 경찰들이 흔히 쓰는 검은 모자를 쓰고 있는 듯한 여러 사진들을 한데 모아 게시하며 비슷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기자의 사진과 영상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대한 불만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SNS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됐다 (아카이브 링크). 

Image
허위 주장 스크린샷. 2026년 6월 26일 캡쳐 후 빨간색 엑스 표시 추가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위대는 잠실 지역 개표소인 서울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봉쇄하고 수 주째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선관위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영상을 부정선거 음모론중국인 개입설을 재확산시키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했다. AFP는 최근 잠실 시위 현장에서 '한국 경찰관으로 위장한 중국인'이라는 허위 주장도 검증한 바 있다.

해당 기자는 6월 5일 경기장 봉쇄 시위 중 창문을 통해 경기장에서 나오는 모습이 한 유튜브 생중계 영상에 포착됐다. 이후 그의 신원을 둘러싼 주장들이 온라인에서 확산됐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기자가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며 왜 개표소 출입이 허용되었는지를 문제 삼았고, 다른 일부는 그녀가 경찰관으로 위장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주장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 라이브

구글 역이미지 검색 결과, 사진 속 기자의 신원을 둘러싼 의혹은 6월 5일 유튜브 생중계 방송에 잠시 등장한 이후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수천 명의 시위대가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면서, 해당 기자를 포함해 건물 안에 있는 선관위 관계자와 직원들은 안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구독자 16만여 명을 보유한 청년 보수단체 '자유대학'이 게시한 생중계 영상에는 이날 오후 3시께 시위대가 해당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모습이 보인다. 해당 기자는 시위대와 현장에 있던 경찰들에게 기자증을 제시했지만 결국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생중계 도중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해당 기자가 선관위 직원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Image
2026년 6월 25일 캡쳐한 유튜브 생중계 방송 장면 스크린샷. 빨간색으로 문제 댓글 표시함.

JTBC 기자 

그러나 해당 생중계 방송을 포함하여 최근 인터넷에서 확산된 여러 영상과 사진에 등장한 인물은 송혜수 JTBC 사회부 기자로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송 기자는 6월 23일 AF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쯤 개표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핸드볼경기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를 위해 건물에 들어간 뒤 시위대가 출입구를 봉쇄하면서 경기장 직원들과 함께 안에 갇혔고, 저녁이 되어서야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기자는 오후 6시쯤 “밖을 보니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지금 나가면 괜찮겠다고 생각해" 창문으로 나왔으나, 곧 한 시위자가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붙잡으려 했고 이후 순식간에 시위대에 둘러싸였다고 말했다. 

자유대학이 게시한 생중계 영상에는 시위대가 벽 쪽으로 등을 돌린 송 기자를 에워싸고 “CCP (중국 공산당) 아웃”을 외치며 송 기자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아카이브 링크).

AFP는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송 기자의 안경을 빼앗아 던지고, 그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던지는 장면도 확인했다(아카이브 링크). 

Image
유튜브 생중계 방송 장면 스크린샷. 노란색으로 송 기자를 표시함.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퍼진 허위 주장과는 달리, 송 기자는 중국인이 아니다. 그는 AFP에 주민등록증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 국적자임이 확인됐다. 

송 기자는 선관위 직원도 아니다. 그는 2019년부터 기자로 활동했으며,  국민일보에서 수습을 거친 뒤 이데일리에서 근무하다 2023년 JTBC에 입사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송 기자의 기사 이력을 검토한 결과, 그는 선거 관련 기사뿐만 아니라 차량 화재, 산업재해, 보이스피싱 범죄 등 다양한 사회 이슈를 취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일부 SNS이용자들은 또한 송 기자가 경찰관으로 위장했다며 경찰모를 착용한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으나, 분석 결과 이는 시각적 착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검은색 모자의 윤곽은 송 기자의 머리카락과 이어져 있지 않으며, 실제로는 송 기자와 카메라 사이에 있던 다른 사람이 해당 모자를 착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위 당시 촬영된 여러 생중계 영상을 검토한 결과, 송 기자가 경찰복을 착용한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Image
허위 게시물에서 공유된 사진 스크린샷. 빨간색으로 시각적 착시 표시함.

송 기자의 법률대리인은 6월 24일 AFP에 현장에서 송 기자를 폭행한 이들에 대해 특수감금죄감금치상 혐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한국기자협회는 6월 8일 성명을 통해 "JTBC 취재진이 감금, 폭행, 폭언, 욕설을 당했다"며 "언론에 대한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앞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된  허위 주장들을 검증한 바 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