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함 운송업무 도운 귀화 한국인의 SNS 글, 부정선거 음모론에 악용

2026년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 중 온라인에서는 중국인이 사전투표함을 수송하는 차량을 운전했고, 이는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 확산됐다. 그러나 해당 운전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한국에서 약 20년간 거주해 온 귀화 한국인으로,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함 회송을 돕게 된 것을 '뜻깊은 일'로 여겨 차량 사진을 인터넷에 공유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역시 관내 사전투표함 회송 차량에는 사전투표 관리관과 경찰 공무원이 동승하며, 운송사업법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되는 차량만 해당 임무에 선정된다고 설명했다. 

2026년 6월 1일 스레드에 올라온 한 게시물은 “결국 [중국인]이 불법 운송업 했던 [흑차]가 사전투표 때마다 동원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 영상을 공유했다. 작성자는 이 차량이 "심지어 투표통갈이 동원되었을 가능성 매우 높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한 인스타그램 글과 첨부된 사진, 영상 등을 캡쳐해 가져왔는데, 이 스크린샷 이미지에서는 한 검은색 밴 차량의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이 “투표함 운반 차량으로 선정"되었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중국어로 쓴 것을 볼 수 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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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에 공유된 허위 주장 스크린샷. 2026년 6월 3일 컵쳐 후 엑스 표시 추가

해당 차량의 사진과 영상 스크린샷을 중국인의 부정선거 증거로 제시하는 글들은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과 그 이후  X(구 트위터), 유튜브디시인사이드 등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확산됐으며, AFP가 이전에 검증한 선거 조작설과  비자 사기 음모론 등의 주장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박경태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6월 3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사회에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정서는 지속적으로 심화되어 왔다고 말하며, 특히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선족에 대한 혐오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아카이브 링크). 

박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북미 갈등이 완화되면서 "북한이라는 주적이 사라졌고," 동시에 중국이 미국의 최대 라이벌로 부상하자 "한국의 극우도 미국의 극우가 겨냥하는 적에 화살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뜻깊은 일' 

AFP는 논란이 된 원 게시글을 올린 운전기사와 6월 2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씨는 자신이 중국 출신 귀화 한국인이라고 밝히며 한국 여권 사본을 AFP와 공유했다 (AFP는 신변 보호를 위해 그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 

지난 5월 29~30일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함 운송 업무를 맡게 된 정 씨는 이 임무가 "뜻깊은 일"로 느껴져 개인 SNS계정에 관련 영상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공격을 받기 시작하자, 더 큰 논란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약 20년 동안 거주해 온 정 씨는 해당 게시물이 "정치적 논란이 될 것이라고 아예 예상하지 못했다"며, 귀화 한국인도 한국 시민으로 "동등하게 봐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 관계자는 6월 2일 AFP와 전화통화에서 사전 투표함을 투표소에서 보관 장소로 이송하거나 관외 사전투표 우편물을 우체국에서 수거할 때는 사전투표관리관, 행정담당사무원 외에도 경찰공무원 2명이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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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시간이 종료된 이후 공무원들이 투표함을 개표소로 옮기고 있다. (AFP / Pedro Pardo)

또한 선관위는 사전투표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사전투표지가 우편으로 이송되는 모든 구간에 경찰이 우편 운송차량에 동승하고 호송차량도 함께 운행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정 씨 또한 호송 임무를 수행하던 당시 경찰관 2명과 선관위 관계자들이 운송 과정에 동행했다고 확인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운전자의 국적을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현재 선거업무 수행을 위해「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 운수 사업법」 등에 따라 운송사업이 가능한 차량을 우선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AFP는 이전에도 한국 선거 관련 허위주장을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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