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파리에서 벌어졌다는 대규모 이민자 시위 장면, 알고보니 과거영상 재탕
- 입력 월요일 2026/04/28 05:40
- 3 분 읽기
- Hawon Jung, AFP 한국
최근 몇십년간 저출산과 급감하는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 많은 이주 노동자와 이민자를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주민 전반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가 확산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정서를 반영하듯 SNS상에서는 최근 프랑스에서 이민자들에 의한 폭동이 일어나 파리가 혼란에 빠졌다는 영상이 등장했다. 그러나 파리 현지 경찰은 "최근 몇 달간 파리에서 그런 (폭력적인) 시위는 발생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고, AFP의 확인 결과 해당 영상은 2022년 파리에서 외국인 혐오자가 쿠르드인 3명을 총기로 살해한 이후 벌어졌던 4년 전 시위 장면이었다.
2026년 4월 7일, 한 X (구 트위터) 이용자는 "오늘 파리에서 발생한 "쿠르드족 폭동" 으로 프랑스 경찰관 31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라고 주장하며 한 영상을 함께 공유했다.
해당 이용자는 "프랑스 사람들은 그들을 그들의 나라로 돌려보내라고 한소리씩 합니다. 전 세계가 이민자로 골머리네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유된 약 40초 가량의 영상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부분은 도처에 버려진 쓰레기로 엉망이 된 거리에 몇몇 차들이 전복되어 나뒹굴고 있거나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번째 부분은 한 무리의 시위대들이 금속 막대나 역기를 이용해 버스 정류장의 유리 패널을 부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X (구 트위터)에서는 거의 동일한 영상과 주장이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공유됐다.
오랫동안 단일민족 국가로 유지되어 온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더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였으나, 이러한 변화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반 외국인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국가인권위원회가 2021년 국민 1만 6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 이상이 한국사회가 이주민에게 혐오 또는 차별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카이브 링크).
알고보니 해당 영상 속 장면은 2022년 실제 있었던 쿠르드들의 시위를 담고 있긴 하나, SNS상의 주장과는 달리 최근 촬영된 것이 아니었다.
파리 경찰은 2026년 4월 16일 AFP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몇 달 동안 파리 지역에서 (비디오에 묘사된) 그런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며 "이 허위 정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2022년 시위
해당 영상의 키프레임을 추출하여 구글 역이미지 검색을 해 본 결과, 영상의 첫번째 부분은 프랑스 저널리스트 레미 뷔지네가 2022년 12월 24일 X에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AFP 보도에 따르면, 2022년 12월 쿠르드 문화센터 인근에서 있었던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파리 중심가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범인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외국인에 대한 '병적인' 증오를 갖고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시위 참가자들은 비슷한 사건이 이전에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치안 당국이 이러한 사건을 또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고,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AFP 기자들에 따르면 최소 4대의 차량이 뒤집혔고, 그 중 한대의 차량이 불에 탔다.
당시 AFP는 영상에 나왔던 동일한 차량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이후 종종 다른 시위사태를 보여주는 장면인 양 왜곡되어 이용되기도 했다. 2023년 프랑스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격화되던 시기에는 연금 개혁 반대시위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고, 2026년 1월에는 쿠르드족이 파리에서 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거짓 주장과 함께 확산되기도 했다.
영상의 두번째 부분을 역 이미지 검색해 본 결과, 이 역시 2022년 12월 25일 한 터키 웹사이트에, 그리고 다음 날인 26일 한 터키 온라인 뉴스 웹사이트에 각각 해당 영상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두 웹사이트는 해당 영상의 출처를 문의하는 AFP 문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해당 영상에 나오는 버스 정류장은 실제로 2022년 당시 시위가 있었던 레퓌블리크 광장 근처에 있는 오베르캉프- 피유 뒤 칼베르 버스 정류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영상 31초 지점에 등장하는 머리에 노란색 스카프를 두른 시위 참가자는, 2022년 12월 당시 프랑스 TV 뉴스채널 CNEWS가 방송했던 시위 현장 영상에서도 잠시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이 CNEWS 영상은 한 프랑스 유튜브 이용자가 개인 채널에 공유했는데, 해당 방송사는 2026년 4월 21일 AFP에 보낸 이메일 답변을 통해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실제 CNEWS 채널 방영분임을 확인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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