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ealth worker prepares a dose of the AstraZeneca/Oxford Covid-19 vaccine in Santa Cruz, Bolivia on 18 October 2021, as the country began giving third doses to all health workers, adults over 60 and people with underlying diseases. ( AFP / AIZAR RALDES)

코로나19 백신, 기생충 들어있다? 전문가 '사실무근... 제조 및 관리 시 철저한 멸균 공정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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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1/10/22 10:07
  • 수정 2021/10/22 10:09
  • 2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인체 내에서 증식할 수 있는 기생충이 코로나19 백신 속에 들어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게시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구충제인 이버멕틴을 복용할 것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제조 및 관리 시 국제 기준에 따라 철저한 멸균 공정을 거친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이버멕틴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10월 17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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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10월 18일 캡쳐. ( AFP)

다음은 해당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백신의 주성분...그래핀. 그 그래핀 안에서 자라는 알미늄 성분의 기생충. 정부의 압력으로 백신을 맞았으니 그러면 이 기생충 몸에서 자라지 못하게 디톡스 하는 유일한 방안. 내과에 들러 이버맥틴 이라는 기생충약 복용 필수. 특히 여성은 산부인과 방문해 자궁검사 필수."

문제의 주장은 정체 불명의 미생물로 보이는 물체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 한 장과 함께 공유됐는데, 이 이미지는 코로나19 백신에 관련해 허위 정보여러 차례 유포한 전력이 있는 미국의 한 인터넷 방송에서 따온 것이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다음 카페 여기여기, 그리고 유튜브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김신우 경북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2021년 10월 19일 AFP와 통화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기생충이 성분으로 사용되지도 않고, 백신은 공정 과정에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멸균을 거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국제 규범인 GCP(Good Clinical Practice·임상시험 관리기준)에 따라 의약품을 제조 및 관리하는데, 철저한 멸균 공정이 이 기준에 명시된 요건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이어 "다른 나라들의 제약회사들도 공정 과정에서 비슷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백신 자체를 허가받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의 정재훈 교수 역시 모든 코로나19 백신은 "기생충은 물론이고 다른 병원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오염돼 있지 않은 무균환경에서 제조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사용된 화이자-바이오앤텍,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총 4종류의 백신의 구성 성분 목록에서도 기생충이 사용됐다는 증거는 확인할 수 없었다.

AFP는 취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그래핀 혹은 산화그래핀이라는 성분이 함유돼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버멕틴 복용

전문가들은 이버멕틴 복용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가천대 정 교수는 "이버멕틴 같은 구충제 계열 치료제는 신체에 큰 무리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기생충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만큼, 접종 후 이버멕틴을 복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은 구충제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FDA는 "현재까지 나온 데이터에 따르면 이버멕틴은 코로나19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없다"라며 "이버멕틴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저혈압, 알레르기 반응 (가려움 및 두드러기), 어지러움, 운동 실조증, 발작, 혼수상태, 사망 등 중독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코로나19 치료제 사용 지침서를 통해 이버멕틴 사용은 임상시험으로만 국한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질병관리청도 2020년 4월 브리핑에서 통해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효능이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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