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영상... 실제 기자회견 및 인터뷰 영상을 AI 음성과 짜깁기한 것
- 입력 월요일 2023/08/1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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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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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들은 2023년 7월 15일에서 27일 사이 Mr Football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공유됐는데, 합쳐서 총 900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
네 편의 영상에는 독일 FC 바이에른 뮌헨에 소속된 한국의 김민재 선수를 평가 절하하거나 중국 선수를 칭찬하는 중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클롭 감독의 모습이라는 주장이 붙었다.
하지만 이 영상들은 모두 조작된 것으로, 클롭 감독이 실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여러 영상을 AI 음성, 허위 자막 등과 짜깁기한 것이다.
첫 번째 영상
첫 번째 영상은 7월 10일 '김민짜이는 중국선수' 중국기자의 망언에 분노하는 클롭 감독 // 김민재, 이강인, 손흥민은 대한민국 선수!"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뮌헨으로 이적을 앞둔 김민짜이는 중국인 선수입니다"라고 말하는 인물의 음성이 들리는데, 이에 클롭 감독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이것 저것 다 중국꺼라고 지껄이면 나도 중국인이게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하지만 조작된 영상 속 클롭 감독의 발언 중 일부를 키워드로 이용해 검색한 결과, 해당 음성은 클롭 감독이 2018년 2월 5일 열린 리버풀-토트넘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 당시 한 발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첫 번째 조작된 영상(좌)과 유튜브에 게시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조작된 영상과 일치하는 부분은 원본 영상의 9분 38초 부분부터 시작하는데, 기자회견에서 나온 실제 기자의 질문은 토트넘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했을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클롭 감독은 자신의 발언에 추가할 얘기는 없다고 답변한다.
해당 기자회견 당시 나왔던 발언들은 football.london이라는 축구 전문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에도 실렸는데, 이 보도를 통해서도 클롭 감독의 발언은 김민재 선수, 한국 및 중국과는 무관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두 번째 영상
두 번째 영상은 7월 15일 "나폴리에서 김민재 무시하는 중국기자! 클롭 감독 인터뷰에서 대 격노!"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기자가 김 선수를 중국슈퍼리그 소속 상하이 포트 FC 공격수 우레이와 비교하며 평가 절하하자 클롭 감독이 김 선수의 활약 덕분에 리그 우승이 가능했다며 그를 칭찬하는 모습이 담겼다.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이 영상 속 클롭 감독의 음성 역시 그가 2022년 9월 7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기자회견 당시 한 발언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두 번째 조작된 영상(좌)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게시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원본 기자회견 영상에는 나폴리가 위험한 도시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 기자의 문의를 "부끄러운 얘기"라고 부르며 자극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방식의 질문을 비판하는 클롭 감독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클롭 감독의 다소 격한 반응과 답변은 스카이 뉴스, PA 미디어 등 여러 해외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와 여기).
세 번째 영상
세 번째 영상은 7월 20일 "세계 최고의 공격수는 중국선수 입니다“ 중국기자 억지에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클롭 감독! 김민재, 이강인, 손흥민이 최고다!"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리버풀의 재정난 때문에 영입하지 못한 선수가 중국의 우레이 선수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헛웃음을 치며 기자를 질타하는 클롭 감독의 모습이 등장한다.
하지만 구글 키워드 검색으로 찾은 원본 영상과 비교 결과, 클롭 감독의 이 반응은 2023년 1월 23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의 경기를 앞두고 리버풀이 단행한 선수 이적과 관련된 질문에 관한 답변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세 번째 조작된 영상(좌)과 유튜브에 게시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원본 영상 속 클롭 감독은 자신이 이적과 관련된 설명을 이미 여러 차례 했다고 말하며 불쾌감을 드러내는데, 원본 영상과 관련 보도 그 어디에서도 우레이 선수나 중국과 관련된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카이브 링크).
네 번째 영상
네 번째 영상은 7월 27일 "중국기자 망언에 해탈해버린 클롭! 세계 최고 선수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이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기자가 우레이 선수를 세계 최고 공격수라고 부르자 클롭 감독이 웃음을 터뜨리며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하고만 얘기하고 싶다"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 영상 속 발언은 2017년 12월 11일 리버풀이 에버튼 FC와 경기를 치른 뒤 영국 방송사 스카이 뉴스 기자가 클롭 감독과 가진 약식 인터뷰에서 나온 것으로, 이 영상의 실제 내용 역시 중국 선수와는 무관하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네 번째 조작된 영상(좌)과 스카이 뉴스가 게시한 원본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원본 인터뷰 영상의 2분 24초 부분에는 클롭 감독이 경기 당시 발생한 페널티와 관련해 스카이 뉴스 기자의 말을 반박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영상 그 어디에서도 우레이 선수나 중국과 관련된 언급은 등장하지 않는다.
클롭 감독이 이 기자와 나눈 해당 대화는 더 익스프레스와 이브닝 스탠더드 등 여러 영국 언론 보도에도 실린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와 여기).
과거에도 클롭 감독이 실제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허위 자막 및 AI 음성과 짜깁기한 영상들이 유사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된 적이 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해당 영상들이 조작된 것임을 밝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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