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로 암치료 가능하다? 전문가 '과학적 근거 부족'

문제의 주장은 "캐나다의 의료 대마 영웅 릭 심슨"이라는 제목의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에 2020년 11월 25일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릭 심스은 의료 대마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로 인해 대마오일이 암을 고치고 다른 병들도 치료한다는 사실이 오늘날 세계각국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릭 심슨이 만든 대마오일은 그의 뇌진탕 증세를 낫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적을 또 한번 그에게 베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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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2022년 7월 15일 캡쳐.

대마초 사용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은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페이스북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대마초 성분인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s)가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임상 시험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음은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고농축 THC 또는 CBD 오일 추출물이 암 치료제로 불법적으로 홍보되고 있습니다. 이 오일들의 안전성이나 항암 효과 등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임상 시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치료법을 병행할 시 승인된 치료 약물의 독성을 증가시키거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로나비놀(dronabinol)이나 나빌론(nabilone) 등의 몇몇 성분은 암 치료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부작용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 역시 일부 대마 추출물이 화학요법으로 인한 메스꺼움이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카나비노이드가 암 자체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는 매우 희박하거나 없다고 밝혔다. 

아래는 영국 암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대마초 혹은 대마초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암 치료에 효과적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관련 약물을 사용하는 그룹과 사용하지 않는 그룹이 대규모로 임상 시험에 참여해야 치료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대마 관련] 임상 시험들은 시험 대상자 수가 너무 적습니다."

대마초와 관련된 주장은 미국에서 의료용 혹은 여가용 대마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온라인상에 널리 퍼지는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대마가 암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나파버 암 연구소의 종양학 교수이자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교수인 티모시 레벡(Timothy Rebbeck)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과 치료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대마가 암 치료에 효과적인지 여부를 밝혀내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대마의] 많은 물질이 실험실 환경에서 암 치료에 쓰일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동물 실험, 대규모 임상 시험 등에서 그 효과가 확인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입증된 치료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치료에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르는 물질의 수는 아직 미미하다"라고 말했다. 

레벡 교수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효과 있고 승인된 치료 방법을 무시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미국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많은 암 치료법은 면역 요법에 기초하고 있고, 때론 환자 자신의 면역 체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조기 발견과 치료 여건 개선으로 전반적인 암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