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es in a parcel of a vineyard protected by a mobile umbrella system using solar energy, in Rians, southern France. ( AFP / Nicolas Tucat)

포도씨유 복용, 암 예방·치료 가능하다? 전문가 '근거 부족'

포도씨유 복용을 통해 암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미국 보건 당국은 소셜미디어상에서 유행하는 암 치료와 관련된 각종 민간요법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11월 18일 네이버 블로그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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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2월 18일 캡쳐. ( AFP)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포도씨유에는 카테킨 성분이 들어가 있는데 이 성분은 암의 원인이 되는 이상세포의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포도의 씨와 껍질에 많이 있는 레스베라트를 성분은 식물이 해충이나 곰팡이 등의 균이 침입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폴리페놀계 물질로써 인체에는 항암, 항바이러스, 항염의 효과를 나타내어 건강을 도우는 역할을 합니다."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 마요 클리닉(Mayo Clinic)의 종양학자이자 통합 의학 전문가인 스테이시 당드르(Stacy D'Andre) 박사는 AFP 측에 "포도씨 성분의 항암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해당 성분을 통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라고 밝혔다.

당드르 박사는 이에 더해 "세포 배양 및 동물 실험,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 등에서 일부 항암 반응을 발견한 연구가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항암 반응 역시 여러 종류의 암 전반에 걸쳐 일관성 있게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당드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포도씨 섭취를 한 사람들 사이에서 혈액암 발생 확률이 적게 나타난 연구도 있지만, 방사선 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유방암을 앓는 환자들에게 포도씨가 해롭다는 연구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긴 역사를 지닌 암 치료 및 연구 기관 중 하나인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역시 웹사이트를 통해 "포도씨가 항산화 특성을 지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암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히고 있다. 

플로리다 소재 모핏 암 센터(Moffitt Cancer Center)의 유방 및 생식기 종양학 부서의 선임 연구원인 나지 쿠마르(Nagi Kumar) 박사도 "포도씨 추출물의 항암 효과에 대해 아직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쿠마르 박사는 "포도씨유를 검사한 초기 연구에서 비만과 암에 영향을 미치는 염증성 및 인슐린 저항성 마커의 감소 등 고무적인 결과를 발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화합물들이 혈액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그리고 유익한 효과를 보기 위해 인체가 얼마만큼의 양을 필요로하는 지 등이 여전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역학 연구 책임자인 마지 맥컬로(Marji McCullough) 박사도 같은 의견이다.

맥컬로 박사는 "포도씨 추출물은 항산화 특성을 가진 프로안토시아니딘이 풍부하지만, 지금까지의 임상시험 결과는 해당 추출물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프로안토시아니딘은 베리, 사과, 강낭콩, 견과류를 포함한 다양한 식물 식품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채식 위주의 건강식을 통해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의 맥컬로 박사의 설명이다. 

당드르 박사와 맥컬로 박사 포도씨 관련 제품들이 다른 약물과 어떤 형태로든 상호 작용할 수 있으므로, 복용 전 담당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암 치료에 효과있다고 주장하는 제품을 주의해야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FDA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알약, 가루, 크림, 차, 기름, 그리고 치료 키드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있다"며 보통 "자연 치료제" 혹은 "보조 식품" 등으로 광고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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