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hoto taken on January 10, 2021 shows a woman and child standing before the frozen Han river and Seoul city skyline. (AFP / Ed Jones)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모유 수유, 영아 사망 초래했다? 부정확한 기록 인용한 사실 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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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1/05/12 08:00
  • 수정 2021/05/12 08:09
  • 3 분 읽기
  • Richard KANG, AFP 한국
화이자사(社)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의 모유 수유가 영아 사망을 초래했고, 이는 해당 백신이 모유 수유에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라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해당 사례는 수유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을 2020년 3월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화이자사의 백신이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2개월 전의 시점이다; 이는 자발적으로 신고된 부작용 의심사례로, 의학적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 전문가들은 수유부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4월 26일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됐다.

다음은 해당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엄마의 모유를 먹은 아기 사망.

“생후 5개월 된 아기는 또한 혈전성 혈소판 감소증 피부 출혈이 발생했다… 그러고 나서 종종 신장, 심장 그리고 뇌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이제 화이자 백신이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를 찾은 것 같다.

“이것은 Covid 백신으로 인한 아기의 가슴 아픈 첫 번째 죽음이 아니며, 불행하게도 그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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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담긴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5월 3일 캡쳐.

해당 게시글은 주장의 근거로 미국의 백신부작용신고시스템(VAERS·Vaccine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를 인용하고 있다.

아래는 게시글이 인용한 VAERS에 보고된 부작용 사례에 기재된 내용에서 발췌한 것이다. 

“환자는 2020년 3월 17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2020년 3월 18일, 그녀의 모유를 먹은 5개월 된 아기에게 발진이 발생했고, 그리고 2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영아는 먹는 것을 거부하고 열에 시달렸다. 

“부모는 아이를 동네 응급실로 데려갔고, 피검사 등을 통해 아이의 간 효소 수치가 높아진 것을 발견했다. 영아는 치료를 위해 병원에 남았지만 점차 쇠약해져 결국 사망했다. 아이는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 진단을 받았다. 평소 특별한 알레르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외에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VAERS의 통계는 백신 접종 뒤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및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일반인이나 의료계 종사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한 전체 사례를 단순 집계한 것으로, 각 증상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의학적 인과성이 확인된 것이 아니며, 또 보고된 사례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부정확한 정보

주장이 인용한 부작용 사례에는 부정확한 날짜 정보가 기재돼있다.

해당 사례에는 여성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2020년 3월 17일에 접종했고, 모유 수유를 받은 그녀의 영아가 2020년 3월 18일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기재돼있는데, 화이자사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은 2020년 5월 4일에서야 시작됐다. 

뉴욕타임스 역시 기사를 통해 화이자사가 관련 임상시험을 2020년 5월 5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허가를 낸 것 역시 2020년 12월 11일이다.

부작용 사례 단순 집계 

VAERS에 기록된 통계는 백신 접종 뒤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및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일반인이나 의료계 종사자가 신고한 전체 사례를 단순 집계한 것으로, 각 증상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의학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다.

다음은 VAERS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VAERS에 보고된 사례들이] 백신의 안전성을 살피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VAERS 보고서만으로는 백신이 부작용이나 질병을 유발했는지 또는 기여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 보고서에는 부정확하거나, 우연으로 벌어졌거나, 확인할 수 없는 정보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대부분 VAERS에 보고된 사례들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이는 보고 과정에서 보고자의 편견이 개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수집된 데이터가 과학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제약을 가한다. VAERS 보고서의 데이터는 항상 이러한 한계를 염두에 두고 해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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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이 인용한 부작용 사례 및 VAERS 측 안내문 스크린샷.

미국 CDC 대변인은 2021년 5월 10일 AFP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현재까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사망 사례는 발견된 바 없다고 밝혔다. 

“‘예방 접종 후 사망’과 ‘예방 접종으로 인한 사망’은 다른 것이다. 이 둘이 마치 같은 것인 것처럼 암시하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무책임하다”라는 것이 CDC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CDC는 2021년 4월 28일 업데이트 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권고사항을 통해 해당 백신 접종이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 수유를 받는 영아 모두에게 해롭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의 질병관리청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2021년 5월 11일 AFP 측에 “접종 대상자일 경우 수유부에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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