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최종 봉인과정 담은 CCTV 영상, 부정선거 장면으로 오도
- 입력 월요일 2026/06/1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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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won Jung, AFP 한국
2026년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투표용지 부족 논란으로 얼룩지며,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선거관리 부실에 대한 검경 합동조사로 이어졌다. 동시에 온라인에서는 선거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공개된 사전투표함 보관실 CCTV 영상을 부정선거 현장처럼 묘사하는 주장이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장면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표장에 보내질 투표함을 최종 봉인·봉쇄하는 통상적인 보안 절차였다.
2026년 6월 3일, "봉인지를 다시 붙이는중 수상하다. 왜다시 붙일까?"라는 자막을 단 약 35초 길이의 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됐다. 영상에는 "봉인지를 뗏(떼었)다가 다시붙이는 울산 울주군 투표현장 의심이간다"는 문구가 달려 있다.
CCTV 화면을 촬영한 듯한 이 영상은 투표함처럼 보이는 상자들이 놓인 방 안에서 한 여성과 두 남성이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은 한 상자의 뚜껑에 붙어 있는 검은 봉인지를 떼어낸 뒤, 손톱 크기의 작은 물체를 한 남성에게 건넨다. 남성이 이를 상자 뚜껑에 붙이자 여성은 그 위로 새로운 검은 봉인지를 다시 부착한다. 다른 남성은 전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이어 세 사람은 방을 떠난다.
영상 속에서는 "봐봐, 봉인지 떼잖아!"라는 보이스오버가 들리고, 이어 "어이가 없네"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년을 평가하는 성격을 띈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전국 대부분 의석을 휩쓸며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패배해, 유권자들이 견제와 균형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동시에 전국 수십 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했고, 이후 서울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재선거를 요구하며 잠실 지역 개표소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을 열흘 이상 봉쇄하고 경기장 진입을 통제했다 (아카이브 링크).
논란 속에 노태악 중앙선관위 위원장이 사퇴했으며, 검찰과 경찰은 선관위에 대한 합동수사에 착수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 투표함 관련 CCTV 영상은 스레드, 인스타그램, X 등 여러 SNS 플랫폼에서 다양한 언어로 확산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한국 선거부정영상 현장 폭로!" 혹은 "몇번을 봐도 믿을 수 없게 충격적인 장면" 하다며 해당 영상을 선거 조작의 증거로 믿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한국 선거에서 예전부터 시행되어 온 '투표함 봉인·봉쇄' 절차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울산광역시 선관위 관계자는 6월 10일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영상 속 CCTV 장면은 울주군의 한 투표소에서 선거 당일 오후 5시 30분경 촬영된 것임을 확인하고, 이는 "투표함을 개표장으로 옮기기 전, 투표함을 더이상 열수 없도록 잠금핀을 넣고 봉인·봉쇄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투표함 봉인·봉쇄
5월 29~30일 진행된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 동안 유권자들은 전국 3,571개 사전투표소 중 어느 곳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이 중 본인의 주소지 밖의 관외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와 함께 회송용봉투도 같이 받았고, 기표소에서 투표지를 작성한 후 이를 회송용 봉투에 넣어 봉함한 뒤 투표함에 넣어야 했다.
투표지가 든 회송용 봉투는 이후 해당 유권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선관위 사무실로 보내지고, 봉투가 도착하면 직원들은 각 정당이 추천한 정당추천위원들의 참관하에 해당 봉투들을 우편투표함에 투입한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선관위가 설명하는 사전투표지 투입 절차는 다음과 같다:
- 새로운 회송용 봉투가 도착하면 선거 관리 직원은 투표함 보관실 문에 붙여진 특수봉인지를 제거하고 보관실로 들어간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 직원은 우편투표함 위에 붙어 있는 또 다른 특수봉인지를 떼고, 회송용 봉투를 우편투표함에 투입한다.
- 봉투 투입이 끝나면 우편투표함 위에 새로운 봉인지를 부착하고, 보관실을 나와 문에 새로운 봉인지를 붙인다.
이 절차는 본투표일까지 반복되고, 투표함 보관 장소는 CCTV 로 24시간 촬영·녹화된다. 해당 CCTV 영상은 전국 시·도 선관위에서 대형 모니터를 통해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본투표일까지 모든 사전투표 회송용 봉투가 도착해 우편투표함에 투입되면, 이제 투표함이 개표소로 옮겨지는 동안 아무도 열 수 없도록 최종 봉인·봉쇄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당추천위원들의 참관하에 진행되는 이 과정은 투표함 투입구 위 봉인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봉쇄용 잠금핀을 끼워 물리적으로 열리지 않도록 잠근 뒤, 그 위에 봉인지를 다시 부착하는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봉쇄된 투표함은 개표함으로 옮겨지며, 개표 시 개표 참관인이 봉인 상태를 확인한 후 개함한다(아카이브 링크).
'통상적인 과정'
선관위 관계는 해당 CCTV 영상에 나오는 여성은 선거 관리 직원이며, 두 명의 남성은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선거 과정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추천한 정당추천위원이라고 설명했다.
AFP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선관위 측은 이들이 개인 스케줄과 언론 인터뷰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16일 AFP와의 통화에서 영상 속 뒷모습만 보이는 양복 차림의 남성이 민주당 측 정당추천위원이며, 투표함 봉인·봉쇄작업을 참관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관계자 역시 당이 추천한 위원이 투표함 관리절차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통상적인 과정"이라고 전했다.
비영리 단체 한국선거협회 김영탁 이사는 6월 11일 AF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 CCTV 영상을 부정선거 현장처럼 묘사하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아카이브 링크).
김 이사는 또 "선관위는 일선 시·군·구 단위로 인원이 많지 않아, 투표소에서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동원된 지자체 공무원이나 학교 교사인 경우가 많다"며, "이 다양한 인원들이, 그것도 서로 경쟁하는 정당과 후보가 추천한 참관인들이 현장에서 감시하는 가운데 단체로 선거를 조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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