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기간 중 다시 고개 든 부정선거 음모론
- 입력 월요일 2026/06/04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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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ce MOON, Hawon Jung, AFP 한국
- 번역 및 수정 Hawon Jung, AFP 한국
2026년 6월 3일 제9차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한국의 유권자들은 전국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광역 기초의원 등 지역의 일꾼 4277명을 선출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오래된 선거 관련 음모론들이 다시 활개치며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조장했다. 선거 시스템 해킹, 불법 투표지, 부정선거 의혹 등의 음모론들은 여러 차례 허위임이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선 기간동안 여전히 극우 성향 SNS 이용자들과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해당 음모론들은 특정 세력들이 한국의 선거결과를 광범위하게 조작하거나 조작하려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패턴은 이번 지선기간에도 예외없이 반복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번 지선은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전국 단위 선거로써,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집권한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난 1년을 평가하는 '중간 평가' 성격도 띄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2024년 12월 계엄령 시도 실패 이후 탄핵·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거 관련 음모론을 이용했고, 이후에도 극우 진영의 관련 주장에 힘을 보태며 국민들 사이에서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는 일부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투표 투표지 보관소를 생중계하고 일부 투표함에 투명 거치대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지방선거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주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유지윤 서울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5월 29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둔 음모론의 구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부정선거론 역시 다른 음모론들과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관련 콘텐츠에 한번 노출되면 알고리즘에 의해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접하며 음모론의 '필터 버블' 안에 갇히게 된다고 경고했다 (아카이브 링크).
유 교수는 또한 예전에는 극우 커뮤니티 안에서만 쓰이던 언어나 표현들이 커뮤니티 밖으로 확산되며 "극우 커뮤니티와 일반 사회를 구분하던 경계가 무너진 지 꽤 오래되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선관위 해킹설
5월 29~30일 사전투표 개시를 앞둔 5월 26일, X(구 트위터)에는 "사전투표 -> 인터넷 개방 -> 투표조작가능, 당일투표 -> 인터넷차단 -> 투표조작불가" 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투표 결과가 중앙선관위로 전송되는 통신망이 외부 세력에 의해 해킹되어 선거 결과를 조작한다는 유사한 주장은 X 를 포함 다양한 SNS 플랫폼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포함한 선거 과정에서 사용되는 선거 전용 통신망은 모두 외부 인터넷망과 연결되지 않은, 극히 제한된 수의 사전 승인된 단말기에서만 접근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아카이크 링크 여기, 여기)
선관위 관계자는 5월 29일 AFP와의 통화에서 "선거 전용 통신망은 전용회선 기반의 폐쇄망으로, 선관위 내부의 사전 승인된 전용 단말기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고, 승인되지 않은 단말기의 접속은 차단되어 있다"며 "시스템이 외부 인터넷에 열려 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 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역시 2020년 총선에서 패배한 한 정치인이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제기한 '21대 총선 무효 소송' 을 기각하고 원고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2022년 당시 판결에서 대법원은 해당 정치인이 주장하는 부정선거를 가능하게 하려면 "고도의 전산기술과 해킹 능력 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인력과 조직,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나 원고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기형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2026년 6월 2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전문가도 100퍼센트 해킹에서 완벽한 네크워크가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고 말하면서도, "선관위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 선거결과를 조작하는 것은,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각되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어려운 얘기"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선관위 보안자문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한 김 교수는 접근이 통제되어 있는 선거관리 시스템망에 승인되지 않은 단말기가 침투하는 것은 "들어오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몰래 시스템 내부의 데이터를 바꾸고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단언했다.
중국 개입설
사전투표개시를 하루 앞둔 5월 28일 X 에는 "민주당이 중국 표심 먹으려고 무비자 입국시킨 거 알죠?" 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첨부된 그래픽 이미지에는 "6.3 지방선거 외국인 유권자 15만명 '역대 최다' 78% 는 중국인" 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다.
중국인들이 부정한 방법을 통해 한국 내 선거에 투표하고 있다는 비슷한 주장은 X 내 여러 계정에서도 발견됐다.
중국인들이 불법적으로 한국 선거에 투표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와 탄핵 이후 극우 진영 사이에서 확산된 서사의 변형판으로 풀이된다.
2025년 9월 한국 정부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단체 관광객들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이후 온라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당 정책을 악용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아카이브 링크).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일부는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투표권은 만 18세 이상으로 3년 이상 국내 영주권을 보유하고,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외국인 주민에 한해서만 주어진다 (아카이브 링크).일시적으로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선관위 대변인 역시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방선거 투표권은 "매우 엄격한" 조건들을 통과한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만 주어지며, "일반적인 관광객은 당연히 선거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무비자 정책 역시 정부가 사전 승인한 여행사를 통해 3인 이상 단체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만 적용된다 (아카이브 링크). 이들 관광객에게 특별한 투표권은 없다.
AFP는 앞서 중국인 관광객이 일부 출입국 요건을 면제받는다는 유사한 주장도 허위임을 확인한 바 있다.
부정투표지설
2026년 5월 6일에 X에는 "개인 도장은 말 그대로 개인이 소유를 하고 있어야지 왜 선관위가 개인 도장을 강제 회수하냐? 개인 도장 복제해서 가짜 투표지에 찍으려고?" 하는 주장이 올라왔다.
그러나 선거법에 따르면 유권자가 개인 도장으로 표시한 투표지는 무효 처리된다.
공직선거법 159조에 따르면 한국의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제공되는 공식 도장을 사용해 투표지에 표시해야 한다 (아카이브 링크).
장애인, 군인, 병원·요양원·교정시설 종사자 등 사전 신고를 한 거소 투표자의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동시에 다른 X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전투표 관리인이 사용하는 인쇄 도장이 부정선거에 활용되고 있다는 기존 음모론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투표 관리인의 서명과 도장은 투표지의 진위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해당 이용자들은 사전투표 관리관들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직접 찍는 기존의 날인방식 대신 도장이 투표용지 위에 이미 인쇄되어 나오는 '인쇄날인' 방식을 문제삼으며, 이러한 투표지는 부정투표에 이용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은 일부 사전투표 및 부재자 투표에서 수기 도장 대신 인쇄된 도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헌법재판소도 2025년 12월 판결에서 이같은 인쇄날인 투표지 방식은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며, 다만 "사전투표 절차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관행이라고 판시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투표지에 대한 비슷한 허위주장은 2025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바 있다.
유 교수는 해당 음모론을 믿는 이들에게 "사실관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이러한 믿음에는 사실 여부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 고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선거관련 음모론은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는 인식을 바탕으로 생산"되며, 이를 생산·소비하는 이들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이들만 공유하는 확증편향적 알고리즘에 갇혀 "개인적 정체성이 그 믿음과 깊이 연결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허위정보를 해명하려는 정부나 선관위의 노력과는 별개로, 유 교수는 음모론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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