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증상, '제거 식단'으로 나아질까? 과학적 근거는 제한적
- 입력 월요일 2026/01/26 08:42
- 2 분 읽기
- Marisha GOLDHAMER, AFP 미국, AFP 한국
- 번역 및 수정 Hailey JO
영양가 있는 식사가 뇌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상에는 글루텐, 유제품, 옥수수, 대두 등을 완전히 배제하는 '제거 식단'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 개선에 큰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으며, 특히 아동에게 엄격한 제거 식단을 적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문제 주장은 2026년 1월 5일 인스타그램에 공유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ADHD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주간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을 거의 모두 빼고, 쌀, 고기, 채소, 과일, 물처럼 정말 기본적인 음식만" 먹게 했더니 70퍼센트 이상 아동에서 ADHD 증상이 크게 개선됐고 "어떤 아이들은 진단 기준에 더 이상 해당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고 적었다.
작년 6월 23일 영국의 라이프 코치 제이 셰티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정신과 전문의 대니얼 에이민(Daniel Amen)의 발언 일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방송에서 에이민은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린 한 연구를 인용하며 과잉행동 증상이 있는 아동에게 글루텐, 유제품, 옥수수, 대두, 인공색소, 감미료를 배제한 식단이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른바 '제거 식단'을 권하는 해당 발언은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공유됐다.
ADHD는 아동과 성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 신경발달 질환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2년 기준 미국에서 3~17세 아동 중 11퍼센트에 이르는 약 700만 명이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보스턴아동병원에 따르면 ADHD에 따른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 치료는 보통 행동치료, 약물치료, 교육적 개입의 세 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식이요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돼 왔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동마음연구소의 ADHD·행동장애센터를 이끄는 정신과 전문의 라라 리트비노프(Lara Litvinov) 소장은 1월 16일 AFP에 "제거 식단에 관한 일관되고 탄탄한 연구 결과는 없다"며 장기 연구 결과들을 보면 엄격한 제한 식단보다는 유지가 쉬운 '건강한 식단'이 전반적으로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또한 운동과 수면 등 생활습관 변화가 함께 이뤄질 경우 증상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ADHD 자원연합 이사회 의장인 소아과 전문의 제인 리들(Jane Liddle)도 이에 동의하며 자신은 "제거 식단이 아니라 건강한 식단에 초점을 둔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근거 불충분
지난 2011년 '제한적 제거 식단이 ADHD 아동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랜싯에 게재됐다(아카이브 링크).
논문 내용에 따르면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아동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50명이 제거 식단을 따랐고, 이들 중 64퍼센트인 32명에게서 ADHD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리들은 이 연구를 포함한 제거 식단 관련 연구들이 표본 규모가 작고, 식단 제한 기간이 짧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소아과학회 역시 "첨가물 제한 식단이나 올리고항원 제거 식단은 준비와 관리에 많은 시간이 들고 가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일부 선택된 환자에게만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예를 들어 셀리악병은 ADHD 환자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데 이 경우 글루텐 섭취를 피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카이브 링크).
하지만 리들은 전반적인 제거 식단의 효과에 대해서는 "근거가 매우 엇갈린다"며 지나치게 엄격한 식단이 아동의 필수 영양소 결핍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또래 대부분이 먹는 음식을 못 먹게 하면 아이는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미 자존감 문제나 소외감을 겪는 아이들이 더 고립될 수 있다"고 정신건강 측면의 위험도 지적했다.
ADHD 아동은 마그네슘, 아연, 철분,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군 등의 수치가 낮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가공식품보다 자연식 위주의 식단을 통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여기).
건강 관련 허위정보를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저작권 © AFP 2017-2026. 구독 없이 저작물을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