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15년 연설 영상 왜곡... 오바마 겨냥한 비판

문제 주장은 2025년 7월 31일 "트럼프 '이재명은 나쁜 협상가' 조롱. 관세 협상 끝나자마자 찢재명 조롱 ㅋㅋㅋ 아주 호구됐노"라는 글귀와 함께 네이버 밴드에 공유됐다.

영상 속 트럼프는 "협상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 대통령도 아무것도 모른다. 그는 협상을 못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상의 한국어 자막은 여기서 "우리 대통령"을 "그들(한국)의 대통령"으로 오역해 트럼프의 발언 대상이 이재명 대통령인 것처럼 왜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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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밴드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8월 1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동일한 영상이 페이스북 등의 보수 성향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도 반복적으로 게시됐다.

게시물에 올라온 댓글에는 "이재명이 그렇게 기었으니 당연히 조롱당하지"라거나, "미국 대통령에게 조롱당하다니 국제 망신"이라는 반응도 달렸다. 

실제 이번 무역 합의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예고됐던 25%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그 대신 한국은 미국 산업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다 (아카이브 링크).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 영상은 2015년 6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했던 연설의 일부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미국 공영방송 CSPAN이 공개한 영상의 약 18분 50초 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 대통령도 아무것도 모른다. 그는 나쁜 협상가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무역 및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연설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당시 미군 병사 보 버그달(Bowe Bergdahl)과 관련된 포로 교환 사례를 예로 들어 오바마 전 대통령의 협상 능력을 비판했다. 

버그달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부대를 이탈한 뒤 탈레반에 붙잡혀 억류됐다가, 2014년 관타나모에 수감돼 있던 탈레반 포로 5명과 맞교환 형식으로 석방됐다 (아카이브 링크).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우리는 버그달을 얻었다. 우리는 반역자를 얻었다. 무능한 반역자를 얻었고, 그들은 수년간 원하던 다섯 명을 데려갔다. 그들은 이제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 우리를 죽이려 한다. 이런 협상가가 우리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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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자막이 붙은 영상(좌)과 CSPAN이 공개한 원본 영상(우) 비교

타임지가 공개한 연설 전체 녹취록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인물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였음이 분명히 드러나며, 영상이나 녹취 어디에도 한국이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없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나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한국과 연관된 내용으로 잘못 해석돼 확산된 사례들을 검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