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이전 공개된 장면... 사진 속 젓가락은 '기호 1번' 상징

조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TV 토론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젓가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과거 온라인에 남겼다는 원색적인 댓글 의혹을 언급한 뒤, 민주당 인사들이 젓가락을 들고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 사진이 이재명 후보의 아들을 응원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TV 토론에서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5월 14일 공개된 영상의 한 장면으로, 사진 속 젓가락 퍼포먼스는 이재명 후보의 기호인 '1번'을 상징하며 아들과 관련된 댓글 논란과는 무관하다. 

※주의: 본문 5번째 문단에 노골적인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 주장은 2025년 5월 28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민주당은 아예 단체로 상판에다 철판깔기로 했나?

"너그들 아버지 재명이 아들이니 형제 동호를 단체로 응원하니ᆢ?

"참, 해괴망칙한 짓거리도 아버지한테 점수 따려면서슴없이 해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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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6월 2일 캡쳐

문제 주장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5월 27일 열린 3차 TV 토론 직후 등장했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말하면, 그것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고,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응수했다. 

이준석 후보가 언급한 해당 표현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한 유튜버가 제기한 의혹으로, 이재명 후보의 아들 이동호 씨가 과거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겼다는 댓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이브 링크).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전국에 생중계된 토론에서 성적으로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사진과 유사한 주장이 담긴 게시글 등이 국민의힘 인사들을 포함한 보수 성향 사용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 이미지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5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한 영상의 한 장면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박 의원의 게시글에는 "젓가락을 부지런히 챙긴 이유 #정청래 의원님이 쏘아올린.. #1번챌린지 #지금은이재명"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 영상에는 박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이 각각 젓가락 하나씩을 들고 "젓가락도 1번이네"라고 말하며, 이재명 후보의 기호 '1번'을 강조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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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페이스북에 공유된 사진(좌)과 박주민 의원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영상 속 일치하는 장면(우) 비교

영상에 함께 등장한 류삼영 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관련 허위 주장이 퍼지자 5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은 5월 13일 동작구 사계시장에서 시장 선거유세 후 전현희, 박주민 의원과 식사 중 기호 1번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젓가락을 들고 '젓가락도 1번이네'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캡쳐한 사진"이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류 위원장은 6월 2일 AFP와의 통화에서도 "영상이 올라간 시점은 토론 전이였으니 타이밍도 맞지 않고" 사진이 성폭력적인 발언과 연결돼 유포된 것은  "명백하게 악의적인 의도가 담겨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AFP는 앞서 이번 대선을 둘러싼 또 다른 허위정보 사례들을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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